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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취업과 일자리

AI가 일자리 뺏는다더니...노인·장애인 고용 늘린 ‘AI 회사’ 있다 [신기방기 사업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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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가 거세다. 실제 AI 콜센터 때문에 대전에 위치한 여러 콜센터의 상담사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한 AI 스타트업은 오히려 노인과 장애인 협력을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운드포다. 바운드포는 ‘데이터 파운드리(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전문 공급)’ 기업으로 로봇과 스마트팩토리에 탑재된 AI가 좋은 성능을 내는 데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R시리즈)를 공급하는 업체다.

노인·장애인 어떤 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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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AI 콘퍼런스 2024에서 발표하고 있는 황인호 바운드포 대표.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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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장애인이 바운드포에서 하는 일은 뭘까.

황인호 대표는 “AI가 잘 작동하려면 꼭 필요한 데이터만 골라내야 하는데 이런 밑작업을 수행한다”면서 “통상 이런 판별 작업을 저개발 국가 노동자에게 시켜봤는데 오히려 품질이 낮아 고객사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황 대표는 중장년 재취업을 소명으로 한 사회적 기업 ‘상상우리’와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됐다. ‘이거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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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중장년 세대가 바운드포의 데이터라벨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바운드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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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체적으로는 불편함이 있지만 인지 노동에는 어려움이 없는 장애인, 연륜은 있으나 명확하게 정보를 판별할 수 있는 노인 등 사회적 약자지만 높은 교육 수준과 성실함을 갖춘 인재 중심으로 일을 맡겨봤더니 고객사에서도 아주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실제 바운드포의 데이터 판별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은 약 1000여명. 완전고용 형태는 아니지만 바운드포 오프라인 교육을 수료하고, 평가시험을 통과한 인력이 일감이 생길 때마다 비상시적으로 데이터 라벨링 업무를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바운드포가 정의한 ‘고품질 데이터’ 기준을 통과한 경우 단일 사업을 총괄하는 실무자(사업관리자, PM)로 성장시키는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엔비디아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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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와 나란히 GTC 2024 행사에 참여한 황인호 대표. (바운드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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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드포의 주요 고객사는 무인화 전환에 집중하는 모빌리티(로봇, 자율주행차)와 제조·물류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바운드포의 현실 세계 데이터로 객체 식별과 영역 구분 학습에 활용하기도 하고 좀 더 전문성 높인 데이터 상품(R1)으로 고해상도 이미지 분석·생성에도 활용한다.

황 대표는 “데이터 입력 밑작업을 바탕으로 이미지 최소 단위인 픽셀(Pixel) 수준으로 정밀한 ‘패치 데이터(Patch Data)’를 만들어 고객사 AI 모델 성능을 높이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 대상으로 최소 90%, 최대 98% 성능의 AI를 제공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소개했다.

그 덕에 지난해에는 엔비디아 칩 생태계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셉션 프로그램(NVIDIA Inception Program)에 합류하기도 했다. 올해 3월 엔비디아와 함께 GTC 2024 행사에 한국 스타트업으로서는 당당하게 참여해 미국, 일본, 대만의 주요 로봇·테크 기업과 AI 데이터 공급을 위한 협의도 진행하게 됐다.

황 대표는 “세계 시장을 무대로 경쟁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처럼 AI 데이터 생산기지를 국내에 두고,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고품질 데이터를 전 세계 주요 기업에 공급하는 글로벌 데이터 파운드리 기업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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