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대선 앞두고 ‘핵무기’ 우라늄 생산시설 첫 공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하며 핵탄 생산 및 현행 핵물질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망계획에 대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 대표 “대북 굴종외교가 만든 현실”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대놓고 공개했다. 과거 대북·대중 굴종 외교가 만들어낸 현실”이라며 “그래서인지 민주당은 북한 얘기만 나오면 평소와 달리 아주 과묵해진다”고 적었다.
이어 “곧 미국과 일본의 리더가 바뀐다”며 “우리 안보 상황도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대표는 “정쟁과 방탄에만 몰두하지 말고, 북핵으로 위협 당하는 대한민국을 지키자”며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과 대책마련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그는 “정상과 상식의 범주에서 생각하고 대처하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핵 잠재력 확충이 필요합니다’라는 글에서 “북한이 그간 6차례 핵실험을 감행했지만 핵무기 대량 생산 시설을 눈으로 보게 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단순 무력시위를 넘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북 도발에 대비해왔지만 이제 한단계 진전된 새로운 자강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이는 ‘핵 잠재력 확충’’’이라고 강조했다. 핵 잠재력이란 필요시 신속하게 핵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놓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하며 핵탄 생산 및 현행 핵물질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망계획에 대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 시장은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 농축의 경우 일본은 한국과는 달리 20% 미만 농축을 전면 허용받았고 20% 이상 농축도 미국과의 합의로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렇게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에 있어서 최소한 일본 수준으로 자주권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차기 미 행정부와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의 우라늄 농축이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 때문에 NPT(핵확산금지조약)에서 보장하는 평화적 농축 권한을 제약받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미국, 북핵 관련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어”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관련해 “북한의 핵 야망은 물론 탄도미사일 기술 및 프로그램에서 북한의 진전을 지속해서 모니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줌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해당 시설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느냐 등의 질문에 “정보 분석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국가안보 소통보좌관.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커비 보좌관은 북한의 시설 공개에 대해 “그것이 바로 바이든 대통령이 역내의 동맹 및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노력한 이유 중 하나”라면서 “또 대통령이 한반도 및 그 주변에 정보, 감시, 정찰 자산을 더 투입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외교적인 의미에서 우리가 전제 조건 없이 북한과 마주 앉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계속 평양에 분명하게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영상을 봤지만 그게 우리의 전체적인 정책을 바꾸지는 않는다”면서 “새로운 영상이지만 북한 정권의 어떤 새로운 역량을 나타내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별다른 대북 비판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한반도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시종일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이 각 당사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2010년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미국 박사를 초청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를 대외에 직접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시설이 위치한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변이 아닌 미국 정보당국이 오래전부터 비밀 핵시설로 지목해 온 평양 인근 강선 단지일 가능성이 있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원심분리기에 우라늄을 넣고 고속 회전해 HEU를 생산한다.
북한의 이번 공개는 미국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차후 대미 협상 과정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