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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명절 집안일에 시큰거리는 손목·어깨··· ‘휴식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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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명절에 늘어나는 가사노동으로 손목에 부담이 집중되면 손목터널증후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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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기간에는 차례상을 차리고 일가친척과 만날 준비를 하며 가사노동의 양도 늘어나기 쉽다. 요리와 청소처럼 손목과 어깨에 부담이 집중되는 집안일을 반복하면 해당 부위가 시큰거리는 정도를 넘어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등 근골격계질환이 심해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심해지면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하며, 사용이 잦은 부위를 충분한 쉬게 할 수 있도록 가족 구성원들이 가사를 적절히 분담하라고 조언한다.

명절을 맞아 더 많은 부담이 더해지는 대표적인 부위는 손목이다. 특히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기면 손이 저리거나 쥐가 난 듯한 느낌이 들며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한 손저림증이 느껴질 수 있다. 손목을 구부렸다 펴고 돌리는 동작이 반복될 때 유발되기 쉬운 이 질환은 특히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가사일을 하는 중년 여성에게서 잘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75.4%가 40~60대로, 해당 연령대의 성별 비율을 보면 여성 환자가 약 3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손목을 자주 쓰는 가사노동 외에도 월경이 끝난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겨 뼈, 연골, 인대, 힘줄 등이 급격히 약해지는 신체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등의 방법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치료를 받고도 증상이 지속·악화되거나 재발이 이어질 경우, 또는 손바닥 쪽 근육이 위축되거나 악력이 감소하면 수근관을 넓혀주는 횡수근 인대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홍인태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기간 방치할수록 엄지쪽 뿌리 근육이 약해져 집거나 쥐는 등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며 “손 저림이 반복되고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손끝이 유난히 시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손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이 좋고 손목 부위에 10~15분간 온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 무거운 것을 드는 동작을 반복하면 손목 신경이 눌려 손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무게를 줄이고 짐을 여러개로 나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땐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칭으로 손목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손목에 힘을 빼고 가볍게 흔들어 주거나 틈틈이 팔을 수평으로 뻗어 손가락을 잡고 아래로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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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관절질환 예방을 위한 스트레칭 방법. 바른세상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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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못지않게 사용이 잦은 어깨 역시 반복적인 명절 가사노동으로 상태가 악화되기 쉽다. 흔히 ‘오십견’이라 부르는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질환 중에서도 흔히 발병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어깨병변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244만6860명 중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는 82만1449명으로 33.6%를 차지했다. 이 질환도 40대 이상 환자 비율이 96.9%에 달해 중년 이후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50대 주부들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조금만 무리해도 쉽게 관절통이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중년층의 어깨 통증은 회전근개 파열이나 어깨충돌증후군 등의 질환일 가능성도 있어 유착성 관절낭염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가 굳어 팔이 잘 올라가지 않고 억지로 들어올리려 할 때 통증이 심하다.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2~3년 이내에 저절로 치유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충분한 기간이 지나도 자연치유가 되지 않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어깨 가동범위에 제한이 생긴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오십견은 회전근개 파열과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회전근개 파열은 방치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까지 해야 할 수 있으니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어깨 통증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근육과 힘줄을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 좋다. 일상생활에서 수건이나 막대기 등을 활용해 어깨에 통증이 가지 않는 선에서 가동범위를 늘려준다. 명절에 집중된 집안일이 어깨 관절에 부담을 더할 것 같다면 미리 다른 식구들과 할일을 분담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우진 원장은 “명절 연휴에 어깨나 무릎, 손목 등 관절에 통증이나 붓기가 있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주변의 인대나 근육이 놀라 생긴 통증이라면 냉찜질로, 관절염과 같은 만성통증이라면 온찜질이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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