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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훈련병 숨졌는데, 농담하며 웃어"…조교 증언에 법정선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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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이 21일 강원도 춘천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4.6.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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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규정에 없는 얼차려로 훈련병이 사망한 이후에도 가혹행위를 지시했던 간부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 강모씨(대위)와 부중대장 남모씨(중위)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강씨 등은 지난 5월23일 오후 4시30분쯤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연병장에서 고 박모 훈련병 등 6명에게 완전군장 상태의 보행, 뜀걸음, 선착순 1바퀴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방식의 군기 훈련을 명령·집행한 혐의를 받는다. 군기 훈련을 받다 쓰러진 박 훈련병은 의무대를 거쳐 민간병원으로 후송된 지 이틀 만에 숨졌다.

이날 증인석에 선 당시 훈련 조교 A씨는 사건 이후 강씨 등의 태도를 묻는 검찰 측 물음에 "대대장실에서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만났는데 (이들은) 농담하고 웃으면서 '어제 뭘 만들어 먹었는데 맛있다'는 등 일상적인 대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대장이 중대장에게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 검사지 가져다주고, 체크하라'고 하자 중대장이 '이거 다 자살 위험 높음으로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웃으며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이같은 증언이 나오자 법정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날 법정에선 동료 훈련병 B씨가 당시 박 훈련병이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에 대해 진술하기도 했다. B씨는 "군장을 함께 들어준 동료 훈련병에게 (박 훈련병의) 입술이 시퍼렇다고 들었고 쓰러지기 전 '엄마'를 세 번 외쳤다"라며 "쓰러진 박 훈련병에게 중대장은 일어나라고 했고 박 훈련병은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했다.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B씨가 피고인들과의 접촉을 거부해 별도 화상지원실에서 이뤄졌다.

앞서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 훈련병이 사망에 이른 경위·경과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했다. 그 결과 기상 조건과 훈련방식, 진행 경과, 피해자의 신체 조건 등을 종합하면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경찰이 앞서 중대장·부중대장을 송치했을 당시의 업무상 과실치사죄(금고 5년 이하)가 아닌 학대치사죄(징역 3년 이상 30년 이하)를 이들에게 적용해 기소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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