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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北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파장… 與 핵무장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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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농축우라늄(HEU) 농축 시설 공개가 일으킨 파장이 다시 핵무장론을 부상시키고 있다. 북한은 지난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하며 원심분리기 수백개를 연결한 캐스케이드를 둘러보는 김 위원장 사진을 공개했다. 원심분리기는 핵무기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장치다. 원심분리기 수백~수천개를 연결하는 캐스케이드 단계를 많이 거칠수록 고농축이 된다.

북한이 이처럼 핵무력 핵심시설을 첫 공개하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4일 "과거 대북·대중 굴종 외교가 만들어낸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이같이 말한 뒤 "그래서인지 민주당은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평소와 달리 아주 과묵해진다"고 했다.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해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국민의힘 김혜란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 정권이 줄기차게 부르짖었던 퍼주기식,대북 유화정책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지가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은 앞에선 평화를 논하며 뒤에선 핵을 개발하는 북한의 양두구육에 더 이상 속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가짜평화 망상에서 깨어나 자신들이 초래한 북한의 핵 위협을 뼈아프게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에선 핵무장론도 다시 제기됐다. 국민의 힘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핵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김정은 주장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자체 핵무장을 디폴트(상수)로 안보 협상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우리의 안보 대비책이 핵 잠재력 확충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며 "향후 국제정세 변화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라도 자체 핵무기 개발까지 옵션을 확장해 우리의 국익을 주도적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한반도 상황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핵 야망과 탄도미사일 기술 및 프로그램 진전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13일(현지시각) 온라인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정보 분석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어 "이것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지역의 동맹과 파트너십을 활성화하려 열심히 노력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이것이 우리가 한반도 주변 지역에 정보, 감시, 정찰 자산의 우선순위를 두는 이유이고, 이것이 외교적으로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북한에 밝혀온 이유"라고 부연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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