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일한 옷걸이 공장 M&B행거스
중국산에 대응한 매그너스 사장의 22년 투쟁
상무부에 소송 걸고 법적 대응에 27억원 지출
베트남·대만 등 亞 제조업체에도 대응
밀턴 매그너스 M&B행거스 사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과 개리 팔머 하원의원(왼쪽에서 두번째)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출처= M&B행거스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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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너스 사장은 중국산 제품 수입에 대항한 미국 중소기업 사장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1990년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 잡고 미국 제조업을 강타하면서 2004년까지 미국 내 옷걸이 회사 대부분이 망했다고 한다. 이 시기 매그너스 사장도 버지니아 공장 문을 닫고 80명이 넘는 직원을 내보내야 했다. 중국으로 공장 이전도 검토했다.
하지만 매그너스 사장은 여느 공장 사장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2003년 무역 담당 연방기관에서 중국산 옷걸이 수입 문제에 대해 증언한 경험이 있던 그는 2007년 워싱턴DC 무역 변호사와 상의하던 중 미 상무부에 반덤핑 소송을 제기하라는 조언을 듣게 됐다. 중국 제조업체가 중국에서보다 더 낮은 가격에 미국으로 옷걸이를 수출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듬해인 2008년 소송을 제기했고 그 결과 중국산 옷걸이에 187%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187%의 관세율로 인해 결국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옷걸이의 수는 크게 줄었다.
그렇게 일단락된 듯 보였던 중국산 옷걸이를 향한 투쟁은 이후에도 지속됐다. 2009년부터 베트남과 대만에서 옷걸이를 제작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매그너스 사장은 자체 조사를 통해 두 국가에서 수출하는 옷걸이가 사실은 중국에서 만들어져 일부 막바지 작업만 두 국가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파악해 2011년 상무부에 또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베트남·대만산 옷걸이에도 관세가 부과됐다.
미국 옷걸이 제조업체 M&B행거스의 공장 내부 모습(사진출처=M&B행거스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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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스리랑카에서도 옷걸이가 제작돼 미국으로 넘어왔다. 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에는 캄보디아와 한국에서도 미국으로 옷걸이 수출이 이뤄졌다고 한다. 가격은 M&B행거스 제품보다 최대 30% 저렴했다. 매그너스 사장은 "마치 롤러코스터 같다"며 "무역 소송을 제기하면 (잠깐) 우리 공장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가 새로운 우회로가 생겨나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매그너스 사장은 끊임없이 법적 조치를 취했다. 지난 20여년간 무역 소송을 진행하면서 200만달러(약 27억원)를 변호사 비용으로 냈다. 그는 자신의 시간 3분의 1을 중국산 옷걸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쏟고 있다. 그는 미국이 매해 20억개의 옷걸이를 새로 구입해 사용하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온다며 "미국에서 만들면 안 되는가"라고 외쳤다.
중국산에 대항하는 매그너스 사장의 방식이 통한다는 것을 본 미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소송 비용을 감내해가며 미국의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로비를 쏟아붓고 있다. 미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컴 부사장은 미국 제조업체들이 관세 부과 대상에 중국 기업들을 포함시키기 위해 막대한 로비 자금을 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에서 생산한 값싼 옷걸이를 구매하는 것이 미국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특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경제학 교수는 "미 정부가 이러한 부문의 제조업까지 보호하는 데 자원을 사용해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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