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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추석연휴에 드러난 의료공백…손가락 절단환자 광주서 전주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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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0대 환자, 치료받지 못하고 90㎞ 이송 후 수술

"전공의 사직 장기화로 의료공백…응급실 과부하 예상"

추석 연휴 이틀째인 15일 전국 주요 병원들은 비상 진료체계를 가동하며 응급실 등 필수 의료시설을 정상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진 부족으로 일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있다.

광주에서 절단 사고를 당한 환자가 지역 내 병원 4곳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90㎞ 이상 떨어진 전북 전주로 이송되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 이날 오후 1시 31분 광주 광산구에서 손가락이 문틈에 끼여 절단된 50대 남성은 대학병원과 정형외과 전문병원에 문의했으나 즉시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했다.

결국 94㎞ 떨어진 전주 정형외과에서 접합수술을 받았으며, 이는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이뤄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이날 광주지역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는 접합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거나 휴무인 탓에 이 환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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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대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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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 응급실은 평소 주말과 비슷한 진료를 이어갔다. 강원대병원 응급실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연휴 동안 안정적인 진료를 하고 있다. 충북 충주의료원 응급실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어 20여명의 환자가 무사히 치료받았다.

수도권과 주요 도시에 있는 병원들도 응급실 운영을 정상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인천 길병원과 전북대병원 등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배치해 응급환자 과밀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응급의료기관 21곳이 모두 가동됐고 의료진을 태우고 서해5도를 비롯한 의료취약지에 출동해 위급한 환자들을 살리는 닥터헬기도 정상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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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 보호자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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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혁준 가천대 길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에 과부하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양 센터장은 "연휴 때 아프거나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경증 환자는 가까운 당직 병의원이나 지역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중증인 경우 센터급 이상 응급의료기관을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대병원을 비롯한 부산지역 대학병원들도 추석 연휴 필수 의료시설을 정상 운영했다. 경북대병원, 제주한라병원 제주권역응급의료센터 등 다른 지역 응급실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

강홍제 원광대 의대 비대위원장은 "상급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없는 이유는 배후 진료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아서"라면서 "의료진 수가 부족해지면서 당직을 서는 의사들의 전공 분야가 줄어들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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