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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네가 존댓말 쓰면 흥분돼” 10살 여아에 메시지 보낸 40대 남성, 집행유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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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확정

‘성 착취 목적 대화’ 혐의 인정

n번방 사건 이후 첫 대법 판례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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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여아에게 성적인 메시지를 보낸 40대 남성에게 ‘성 착취 목적 대화’ 혐의가 인정돼 유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성 착취 목적 대화를 꼭 성교 행위 등을 유인·권유하는 내용으로 제한할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신설된 청소년성보호법상 성 착취 목적 대화에 대한 첫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3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목적대화 등)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40)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목적대화등)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김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김씨는 2022년 1월 초등학생이던 피해자에게 애플리케이션 채팅을 통해 총 45회에 걸쳐 성적 수치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내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성 착취 목적으로 대화한 혐의로 기소됐다. 청소년성보호법은 19세 이상의 성인이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으로 하는 행위를 성 착취 목적 대화로 보고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n번방 사건으로 논란이 된 ‘온라인 그루밍’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2021년 도입된 조항이다.

김씨는 피해자에게 ‘뽀뽀’나 ‘결혼’ 등을 계속 언급하고, ‘○○가 존댓말 쓸 때면 난 흥분된다’, ‘이 시간부로 나의 소유물이다’ 등 성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결혼 서약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1심 법원은 김씨에게 아동학대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성행위를 직접 언급하거나 특정 신체 부위 등에 관해 표현하지 않았으므로 성 착취 목적 대화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 법원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형량을 올렸다. 2심 재판부는 “(성 착취 목적 대화는) 내용이 반드시 성교 행위 등을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에 비견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씨가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는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성적 도의관념에 비춰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대화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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