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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발언대]REAIM 고위급 회의의 성과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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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태은 국립외교원 교수


우리 정부가 9월 9~10일 네덜란드, 싱가포르, 영국, 케냐와 함께 개최한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대한 고위급 회의(Responsible AI in the Military Domain Summit Summit·REAIM)' 즉 '리에임' 회의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리에임 회의는 'AI의 군사적 사용'에 중점을 둔 세계 최초의 유일한 국제회의로서 한국이 '신흥안보(emerging security)' 및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주도한 장관급 회의다.

이번 회의에는 세계 각국의 군과 외교부가 다양한 소그룹 회의와 토론에 직접 참여했다. 총 96개국에서 국방·외교 분야 고위급 관료 및 실무자, 군과 산업계, 국제기구, 싱크탱크를 비롯한 학계와 시민단체, 학생 등 약 2000명이 참가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각계각층이 참여한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와 토론은 향후 각국 AI 규범과 주요 기술정책에 파급력 있는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특히 우리 외교부와 국방부가 회의의 모든 과정을 함께 준비했다. '군사 분야에서의 책임 있는 AI 사용'이라는 예민하고 민감한 이슈를 국제사회에 제시하고 두 부처가 동일한 메시지를 함께 발신하며 협업한 성공적인 군사 외교의 사례가 되고 있다. 이번 리에임 2차 회의는 AI의 군사적 사용에 있어서 인간의 통제와 AI 규범 구축에 민간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이 공조할 것을 역설한 2023년 1차 회의의 'Call to Action'에 대한 답변의 성격을 갖는다.

3개 본회의와 46개 소그룹 회의 이후의 폐막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공동 주최국들과 총 20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국제사회의 실천을 촉구하는 가이드라인인 'Blueprint for Action'을 발표했다. AI의 군사적 사용 규범을 다루는 이번 청사진은 먼저 ▲군의 상황인식과 정보분별 증진 및 평화구축에의 기여 등 아직 완성되지 않은 AI 기술이 세계평화와 안보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을 인정하는 동시에, ▲군사 용도 AI 기술의 위험에 대한 현대 국제사회의 이해와 예측이 불완전하며 ▲AI가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을 촉발해서는 안 될 것과 군축·비핵화와 같은 국제사회의 노력에 기여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전 세계 각국이 처한 서로 다른 안보환경으로 인해 각국 AI의 군사적 사용에 대한 시각이 서로 상이하므로, 향후 AI 군사규범 논의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개방된 형태여야 함을 강조했다. 다양한 각국 입장을 반영한 열린 거버넌스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개발도상국의 AI 역량구축이 전제돼야 한다. 국가 간 AI에 대한 지식의 격차가 좁혀져야 규범 구축 논의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시된 청사진은 향후 AI의 군사적 이용에 대한 거버넌스는 AI 알고리즘을 결정 짓는 데이터에 대한 거버넌스 논의를 동반해야 하고, AI 기술의 빠른 발전에 상응하는 융통적이고 균형 잡힌 현실적 거버넌스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청사진은 이번 회의에 청년층의 AI의 군사적 사용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다루는 TTX 훈련이 포함돼 있는 만큼 향후에도 AI 거버넌스 논의에 청년층의 참여가 지속돼야 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리에임 회의는 앞으로 우리 정부가 AI를 군사적으로 활용함에 있어서 단순히 군사력의 강화뿐 아니라 AI 관련 위기관리, 거버넌스 및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AI 정책의 신뢰성 강조 등 다양한 군사 외교가 더욱 중요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송태은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국제안보통일연구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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