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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손가락 절단 환자 광주 병원 4곳서 퇴짜…100여㎞ 떨어진 전주로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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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둘째 날 손가락 접합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광주 소재 병원 4곳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고 2시간여 만에 전북 전주의 병원까지 이송된 것을 놓고 치료 거부와 매뉴얼에 따른 조치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16일 광주소방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31분쯤 광주 광산구 운남동 한 아파트단지에서 50대 남성 A씨가 문틈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됐다며 119상황실에 신고했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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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광산소방 산하 119구급대는 동구 소재 수지 접합 수술 전문 정형외과 민간 병원, 전남대·조선대병원과 서구 소재 종합병원 등 지역 내 의료기관 4곳에 수술 여부를 문의했다.

수지 접합 수술로 이름 난 전문병원은 의료진 휴무 등을 이유로 수술이 어렵다고 답했다. 지역 대표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은 성형외과 의료진이 손목 손상 환자 수술을 앞두고 있어 일정이 맞지 않았다.

다른 두 병원 모두 각기 이유로 당장 수술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119구급대는 다른 지역 소재 의료기관까지 수소문했고, 100여㎞ 떨어진 전북 전주 소재 정형외과 전문병원이 수술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결국 A씨는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후 3시37분께에야 전주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 접합 수술 등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광주에는 손가락·발가락 절단 사고 시, 접합 수술 등이 가능한 의료진이나 전문 병원이 많지 않아, 절단 환자들이 가까운 전북·충남 또는 수도권 병원으로까지 이송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광주시는 환자 전주 이송에 대해, “매뉴얼에 따라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 조치한 것으로 응급실의 포화 현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광주지역에서 손가락 접합수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전남대병원과 대중병원 2곳 뿐이었다. 당시 2곳의 의료기관 모두 다른 환자 수술과 대기 환자들로 수용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전남대병원 응급실에는 당시 성형외과 전문의 2명,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 마취과 전문의 2명이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명의 성형외과 전문의는 손목 부위 주요 혈관 손상 환자를 수술 중이었다. 다른 성형외과 전문의도 안면봉합 환자를 치료 중이었다.

시는 안면봉합 환자가 총 5명 대기 중이어서 전남대병원의 추가 환자 수용은 불가했다. 대중병원에도 정형외과 전문의 1명과 마취과 전문의 1명이 근무 중이었지만 응급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7명에 달해 추가 환자 수용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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