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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갓물주' 스타들의 투자법…대출로 산 건물 팔때 세금은 절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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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갓물주' 스타, 그들이 사는 세상

잇따른 가족 법인 부동산 매입, 왜

류준열·이병헌·한효주 등

합법적 투자 vs 유령회사 투기

'그들이 사는 세상 이야기 같아요.' 연예인들의 부동산 매입 기사에 흔히 달리는 댓글이다. '내 집 마련'은 서민들의 소박한 꿈이지만 대출 한도가 낮아지고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 매입은 '부담'이 됐다. 그런데도 연예인들의 수십억, 수백억대 부동산 매입 소식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대부분은 '법인' 명의로 건물을 산다. 은행에서 수십억원을 대출받아 수백억원대 부동산을 매입한 후 매각해 대출금을 갚고 시세차익을 얻는다.
잇따른 법인 명의 건물 매매, 왜
배우 류준열은 2020년 어머니가 대표로 있는 법인 명의로 강남구 역삼동 땅을 매입해 건물을 신축, 2022년 초 매각했다. 부동산등기부등본을 보면 류준열이 매입한 83평 부지 가격은 58억원. 매매가의 90%에 해당하는 약 52억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지하 2층, 지상 7층짜리 건물로 신축 공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공사비의 70%에 해당하는 약 17억원을 또 대출받았다. 2년 후 건물을 150억원에 매각해 거둔 시세차익은 60억원. 세금을 제하고 벌어들인 수익은 4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배우 한효주는 2018년 아버지가 대표인 가족 법인 명의로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대지면적 약 118평, 지상 2층 빌딩을 27억에 매입했다. 이 중 은행에서 15억원을 대출받았다. 3년 만인 2021년 매각해 25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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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배우 이병헌, 류준열, 한효주[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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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은 2018년 개인과 법인 프로젝트비를 통해 서울 양평동 10층짜리 빌딩을 260억원에 매입해 2021년 368억원에 매각했다. 추정되는 시세차익은 100억원대다. 부동산임대업체인 프로젝트비는 2017년 9월 설립된 회사로 이병헌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배우 김태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을 개인 명의로 2014년 132억원에 매입해 2021년 203억원에 매각, 71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김씨는 2018년 12월 소유권을 자신이 세운 부동산임대업 법인으로 이전해 수익을 관리해왔다.

방송인 장성규는 본인이 설립한 법인 명의로 2021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건물을 65억원에 매입했다. 지하 2층~지상 4층, 대지면적 72평, 연면적 250평 규모의 빌딩이다. 약 55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입 법인인 아트이즈마인드는 2020년 장씨가 세운 방송콘텐츠 제작 회사로, 그의 아내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고소득 연예인들, 투자인가 탈세인가
연예인들이 법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하고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보는 사례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들이 부동산, 특히 상업용 건물 투자에 관심이 많은 것은 고정적 수입이 없는 탓에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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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본문 내용은 직접적 연관이 없음[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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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출연료 등으로 한 번에 많은 돈을 버는 연예인들은 높은 세율이 적용돼 세금을 많이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건물을 살 땐 개인과 법인에 따라 세금 부담이 달라진다. 건물 취득 후 임대소득이 생기면 개인은 소득 구간별로 6.6%~ 49.5%(지방소득세 포함)에 해당하는 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반면 법인은 세율이 과세표준에 따라 9.9%~23.1%에 불과해 법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하는 게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 법인의 경우 신규 건물을 살 때 개인보다 대출이 쉽다. 법인의 수입에 따라 대출 한도가 달라지지만, 통상 부동산 가격의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건물을 되팔 때 부담하는 양도소득세도 차이가 있다. 개인의 경우 10억원을 넘어가면 49.5%(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이 적용돼 차익의 반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법인은 세율이 20.9%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연예인들은 탈세를 위해 유령 법인회사를 세우기도 한다. 2020년 방송된 MBC 'PD수첩'은 연예인 대부분이 부동산 구매를 목적으로 사실상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있다고 다루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구입한 건물을 사들인 법인의 대표자 대부분이 가족인데다 실제 운영 중인 법인이 아닌 경우도 있다는 것. 일명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절세 혜택을 노린 '탈세'라는 지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예인의 법인을 통한 건물 매입 방식에 무조건적인 비난은 부당하다고 감싼다. 법인을 세워 유리한 세율을 적용받는 방식은 이미 많이 알려진 투자 방법이라는 이유다. 합법적 절차를 밟았는데도 많은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것만으로 규제의 대상이 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또 연예인이 법인이 아닌 개인으로 빌딩을 사려할 때 사기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현실적으로 법인 매매를 선택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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