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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반도체 업계 지각 변동 서곡? 인텔 파운드리 분사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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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뉴스

[제작=필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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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텔은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 별도의 재무 실적을 발표해 왔는데 아예 완전히 분리해 독립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인텔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면 외부 자금 차입과 투자 유치가 보다 쉬워지고 상장회사로 만들 경우엔 주식시장에서도 자금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매각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아직 매각 여부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 인텔이 어떠한 액션을 취하든 반도체업계에 일대 전운(戰雲)이 드러워질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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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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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열풍이 수그러들고 핸드폰 판매 마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자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그동안 부진했던 일반서버 수요가 교체주기의 도래하고 신규 플랫폼 구축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트(모바일·PC) 업계의 가격저항이 심화되기 시작했고 수요 회복보다는 부정적 요인인 세트 업계 판매부진 및 가격저항 등이 주가에 더 반영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분사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판매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접지 않고 계속 유지하면서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 사업을 키울 때에는 삼성전자의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크다.

미국 법무부가 이달 초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엔비디아 조사에 나선 배경 중의 하나로는 엔비디아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으로 압박하면서 인텔과의 협업을 유도할 것이란 얘기도 나돌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법무부의 엔비디아 조사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삼성전자에겐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분사가 긍정적인 소식으로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 간 7nm 이하 첨단 공정에서 TSMC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됐지만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분사를 통해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면서 인텔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짓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가동 시점을 기존 2024년 말에서 2026년으로 연기한 상황이다.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고객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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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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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갖고 있고 TSMC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분사를 계기로 반도체 업계 재편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인 HBM4 생산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TSMC와 협업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신규 공급처로 분사된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가 부상할 수 있다는 위험성에 노출될 수도 있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를 54% 낮추면서 투자 의견도 한꺼번에 두 단계 하향한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26만원으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D램 반도체 시장의 실적 증가율 고점이 올 4분기가 되고 4분기까지는 D램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곧 나빠지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부터는 업황이 꺾이기 시작해 2026년까지 과잉 공급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는 모바일이나 PC D램 수요가 생각처럼 강하지 않고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과잉 공급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SK하이닉스는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와 함께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로 인한 시장 변화 가능성에도 예의주시해야 할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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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한 데는 수익이 급격하게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파운드리를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했을 당시 고성능 칩은 대만 TSMC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한채 고전을 하면서 매각설이 꾸준히 흘러 나왔다.

인텔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128억3300만 달러로 전년동기의 129억4900만 달러보다 0.9%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9억6400만 달러 적자로 전년동기의 10억1600만 달러에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인텔의 영업이익은 최근 9개 분기 중 1개 분기만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전을 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든든한 뒷받침이 향후 판세를 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텔은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대 30억 달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기밀 계획은 '시큐어 엔클레이브(Secure Enclave)'로 불리는데 군사와 정보 분야에 사용할 첨단 반도체의 생산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인텔이 지난 3월 반도체법에 따라 지원 받기로 한 85억 달러와는 별개다.

미국 정부는 또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인텔과의 협력을 유도하고 있어 세계 반도체 업계 판도가 일순 바꿔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는 반도체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고 주식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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