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반 동안 185회 게재…"여성 알몸 수시로 봐" 주장도
1·2심 "비방 목적·영업방해 인정" 벌금형…대법 상고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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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시설 공사 중 실수로 옷을 벗은 자신의 모습을 본 수영장 직원을 비방하고 "수영장을 폐업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인터넷에 185개나 올린 40대 여성 경찰관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스포츠센터 회원인 A 씨는 총 185회에 걸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인터넷 지역사회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 피해자 B 씨가 "작업을 핑계로 탈의실에 무단침입해 성범죄의 고의를 가지고 여성 회원들의 알몸을 수시로 훔쳐봤고 항의하는 자신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윽박질렀다", "수영장을 폐업시켜야 한다"는 등의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2021년 9월 2일 여자 탈의실 누수 시설 공사를 하던 센터 시설관리 담당자 B 씨가 실수로 옷을 벗은 자기 모습을 보게 된 것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1심은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가 주장하는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면서도 글을 올렸으며 비방 목적이 있었고, 업무방해가 인정된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B 씨는 미화원들의 통제 하에 시설 공사 중이었고, 피고인도 B 씨가 사다리에 올라 천장 수리를 하는 모습을 보았으므로 나체를 훔쳐보기 위해 탈의실에 들어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A 씨는 사건 당시 사과를 받으며 이런 설명을 들었지만 B 씨와 미화원들을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처분했다. 하지만 A 씨는 그 뒤로도 같은 내용의 글을 반복적으로 올렸다.
1심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올린 게시글은 중요한 부분에서 허위 사실이고 내용 또한 수영장 영업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해 피해자의 영업을 방해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피고인은 경찰관으로서 차폐시설을 소홀히 하는 등의 피해자 측 잘못을 정당하게 시정하거나 항의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을 것임에도 형사고소를 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피해 회사의 영업을 방해하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A 씨는 "허위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 비방 목적도 없었으며 영업방해 행위를 하지도 않았다"며 항소했지만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 공무원이므로 경찰의 '혐의없음' 결정을 받았으면 그 결정에 대해 항고하는 등 이의제기를 해 '혐의없음' 결정이 번복되기까지 (글 게시를) 자제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을 잘 알았을 것"이라며 비방 목적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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