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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당신이 생각하는 마네킹의 ‘살색’은?···‘최대 갤러리’ 가고시안이 미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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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갤러리 가고시안 한국 첫 전시

데릭 애덤스 ‘더 스트립’ 전

쇼윈도에 가득한 흑인 여성 두상

다양한 피부톤과 헤어 스타일로 표현

큐비즘·아프리카 가면에서 영감

경향신문

데릭 애덤스 ‘Who Can I Run To (Xscape)’, 2024, Acrylic and spray paint on wood panel in artist’s frame, 182.9 x 242.6 cm (C) Derrick Adams Studio 가고시안 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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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쇼윈도에 진열된 마네킹을 떠올리면 어떤 색깔이 떠오르는가? 하얗거나 밝은 색의 마네킹이 떠오를 것이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데릭 애덤스의 그림 속에 비친 쇼윈도는 다르다.

짙은 갈색, 회색, 밝은 갈색, 노란색, 등 다채로운 피부톤을 지닌 흑인 마네킹의 두상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피부톤, 다양한 색깔의 헤어스타일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갤러리 가고시안이 한국에서 데릭 애덤스의 작품을 선보인다. 세계의 대형 갤러리들이 한국에 분점을 여는 가운데,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가고시안이 한국에서 여는 첫 전시로 관심을 모았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사옥 1층의 캐비닛에서 여는 작은 규모의 ‘팝업’ 전시로, 애덤스의 신작 7점을 선보인다.

수영장에서 튜브를 타고 물 위에 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흑인들의 모습을 통통 튀는 색감으로 그린 ‘수영장’ 시리즈로 유명한 데릭 애덤스는 그동안 차별받고 억압받는 모습으로 묘사되던 흑인들이 이미지 대신 흑인들의 도시적 일상을 발랄하게 그린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이번에는 작가의 브루클린 작업실 주변 등에 위치한 뷰티 매장의 쇼윈도 디스플레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화장품 등 뷰티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 아모레퍼시픽 본관과 어울리는 그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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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아담스 ‘Use Your Heart’ (SWV), 2024, Acrylic, spray paint, and fabric collage on wood panel in artist’s frame, 182.9 x 241.3 cm. 가고시안 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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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가발을 쓴 마네킹 두상으로 가득 찬 쇼윈도를 벽돌 형태의 부조의 프레임으로 둘러싸 입체감을 더해 실제 쇼윈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벽돌 모양의 부조 위에는 스프레이로 알록달록한 하트를 그려넣어 그래피티 같은 느낌을 줬다.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패트릭 켈리에 대한 오마주를 표한 것이다. 작품들의 제목을 1990년대를 풍미한 여성 R&B 그룹의 대표곡에서 가져왔다. ‘Luv Bad B**ches’는 브라운스톤의 곡명에서, ‘Bills, Bills, Bills’는 데스티니 차일드의 곡명에서 따왔다.

마네킹의 다양한 피부톤은 큐비즘의 영향을 받아 두상의 입체적인 면에 따라 다른 색으로 칠해졌다. 작가가 2019년부터 시작한 ‘Style Variation’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들로, 큐비즘과 아프리카 가면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마네킹 두상을 다면적 형태로 표현했다. 흑인 여성들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소비주의 사회 속 미와 상품에 대한 열망 등도 느낄 수 있다.

가고시안 갤러리는 “애덤스는 도시 속 흑인들의 삶의 모습을 실험적 방식으로 묘사하는데, 로메어 비어든(Romare Bearden)의 ‘The Block’(1970)에서 일부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가고시안은 지난 4~7일 열린 프리즈 서울에 맞춰 애덤스의 전시를 열었다. 가고시안이 프리즈 부스에서 선보인 애덤스의 그림은 판매돼 주인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뉴욕, 베버리힐즈, 런던, 파리, 로마, 홍콩 등 전 세계 19개 갤러리를 두고 있는 가고시안의 국내 첫 전시로 주목받았다. 일회성의 팝업 전시를 통해 한국시장의 가능성을 탐색해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0월12일까지.

경향신문

데릭 애덤스. 가고시안 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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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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