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에 라면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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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라면 수출이 올해는 8개월 만에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수출액이 연말까지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식품업계도 성장세가 가파른 미국·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 증가한 8억달러(약 1조10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한 시점은 10월이었는데 두 달 앞당겨진 것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연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라면 수출액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매년 증가했고, 올해도 연간 기준 최대치 경신이 확실시된다.

시장별로 보면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1억6000만달러(2128억원)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 대비 26.9% 증가했다. 중국에서 한국 라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며 간편식 수요가 확대된 점이 수출 증가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1억4000만달러(1862억원)로 전년 대비 61.5%나 증가해 1위 시장인 중국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미국에서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등 한국 라면이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돼 마트에서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다. 네덜란드로의 수출액이 6000만달러(798억원)로 3위를 차지했다. 영국과 독일로의 수출액도 각각 64.9%, 47.4% 증가하는 등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한국 라면 수요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국내 라면 주요 3사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내기로 했다. 농심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첫 수출전용공장을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유럽에 판매법인도 구축하기로 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기반으로 해외 판매처를 넓혀가고 있는 삼양식품은 지난 7월 네덜란드에 유럽 판매법인을 설립했고, 수출 증가에 대비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밀양 2공장을 짓고 있다. 밀양 2공장이 완공되면 삼양식품의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18억개에서 25억개 수준으로 늘어난다. 라면 제품에서 소스와 스낵류 등으로 품목을 다변화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오뚜기 역시 해외에서 판촉 활동을 강화하고 유통사 입점을 확대하면서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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