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고강도 비용 통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의 핵심 수익원인 광고 업황이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는 상황에 잘 나가던 웹툰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미래 경쟁 구도 역시 한층 복잡해지고 있어, 일단 비용 효율화를 통한 체력 비축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양사 모두 올해 하반기 별도 신입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 상반기에도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만약 현실화하면 4년 만의 신입 공채 중단이다. 네이버는 상반기에 세 자릿수 규모의 신입 공채를 진행했지만, 규모가 크게 줄었다. 네이버 신규 채용 인원은 2021년 838명, 2022년 599명, 지난해 231명으로 매년 급감하는 추세다.
카카오는 총 인력 규모를 순차적으로 줄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총인원은 1만7191명으로 전년 동기(1만7900명)보다 709명이 줄었다. 이 효과로 같은 기간 인건비도 4720억원에서 4810억원으로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는 당분간 보수적인 채용 기조를 유지하겠단 입장을 공식화했다. 연결 종속 회사 수도 작년 말 175개에서 지난 6월 말 169개로 6개가 줄었다.
네이버는 개발·운영과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마케팅비는 36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 줄었다. 개발·운영 비용은 6827억원으로 전년보다 6%가 늘었지만,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0.5% 감소했다. 현재도 강도 높은 비용 통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이처럼 적극적인 비용 관리에 나선 이유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광고 시장’ 침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는 9월 온라인 광고경기전망지수(KAI)를 104.3pt로 발표했다. 매년 9월은 추석 효과로 대부분 110pt(최고 119.6pt)를 넘겼지만, 올해는 소비 둔화 탓에 기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이 와중에 중국업체인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공습으로 커머스(상거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웹툰 사업의 성장 둔화도 이어지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한 웹툰 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는 지난 2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억6000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줄었다. 월간 유료 이용자 수(MPU)도 7800만명으로 0.4% 감소했다. 3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네이버웹툰은 3분기 매출 전망치로 3억3200만~3억3800만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팩트셋이 조사한 증권가 평균 예상치인 3억5100만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픽코마가 일본 내 최대 경쟁사인 라인망가의 마케팅 공세에 부딪힌 게 악재다. 이에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이 마케팅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유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네이버는 현재 소버린 AI(인공지능)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업을 통해 아랍어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하는 성과도 거뒀다. 카카오는 연내 대화형 플랫폼 형태의 AI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메타의 AI 스튜디오와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컨대 단톡방에서 모임이 가능한 일자를 AI가 조율해준다거나, 골프 예약을 카카오VX를 통해 AI가 자동으로 해주는 식이다.
아주경제=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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