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 풍무동 풍무푸르지오 아파트 전경. 인근에 5호선 김포 연장 풍무역(예정) 개통 계획이 발표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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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 서부지역 광역교통 개선을 위해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과 대장홍대선 신설 카드를 꺼내 들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인천 검단, 김포 한강 등 대규모 신도시 개발로 10여 년 만에 10% 이상 증가했음에도 적절한 교통편이 마련되지 않아 철도·도로 혼잡 문제가 지적돼 온 곳이다.
김포 한강과 검단신도시는 개발 속도에 비해 교통 인프라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곳 주민들이 여의도로 출근하려면 버스로 80분이 걸린다. 광화문까지는 2번의 지하철 환승을 거쳐 90분이 꼬박 소요된다.
5호선 연장은 서울 방화차량기지부터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까지 노선 25.56㎞(역 10개)를 늘이는 사업이다. 중간에 인천 검단을 경유한다. 준공 시 김포·검단 신도시 주민들의 서울 중심부 출퇴근 시간이 30분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신속히 예비타당성조사를 완료하고 2031년 준공하는 게 목표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사업 조정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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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찾은 김포시 풍무동 풍무푸르지오센트레빌 아파트 주민들도 이러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만난 아파트 주민 김 모 씨는 “수도권 서쪽 교통편이 워낙 열악해 서울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는데 경전철이 아닌 기존 5호선 연장이 이뤄진다니 큰 호재로 본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풍무역(예정) 역세권에 위치한 곳으로 7월 전용면적 84.9㎡가 6억3500만 원(2층)으로 신고가를 기록했으나 한 달 사이 2000만 원 오른 6억5500만 원(23층)에 손바뀜했다. 현재 호가는 6억8000만~7억2000만 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검단신도시우미린더시그니처 아파트의 모습. 단지 바로 앞에 5호선 연장 역 신설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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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검단신도시도 유사한 분위기다. 내년 6월 인천 1호선 검단 연장을 앞두고 있어 겹호재라는 인식이 강하다. 연장 시 검단신도시에서 계양역까지 20분에서 8분으로 12분 단축된다.
검단우미린더시그니처 84㎡는 지난달 말 8억 원(23층)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7억7000만 원, 9층)를 갈아치웠다. 신설 예정인 검단신도시 101역(가칭)에 가장 가까운 초역세권 단지로 꼽힌다. 가까이 자리 잡은 호반써밋1차의 같은 면적에서도 지난달부터 7억 원 이상의 실거래 기록이 등장했다. 올 초부터 6월까지는 5억~6억 원대에 매매계약이 체결됐으나 지난달에는 7억1800만 원(15층)의 신고가가 등장했다. 현재 호가는 6억8000만~7억2000만 원가량이다.
주민들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검단신도시에 산다는 박 모 씨는 “5호선이 연장되면 출퇴근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서울 서쪽 교통망 확충은 그동안 계획대로 되는 일이 잘 없지 않았냐”며 “추가 정차역을 두고 계속 잡음이 일었는데 일단 착공부터 빨리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반기 인천 서구에 2개 역, 김포에 7개 역이 지나가는 방안으로 노선을 확정 지으려 했지만 김포시와 인천시 모두 이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 A 씨는 “2022년 말 지하철 연장으로 한창 들썩였던 김포와 검단 집값이 지난해 들어 시들해지더니 최근 들어 다시 오르는 상황”이라며 “매수 문의가 제법 있긴 하지만 지금은 저가 매물이 많이 빠져서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진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서부 광역교통 개선안 중 가장 속도가 빠른 노선은 대장홍대선이다. 경기 부천시 대장신도시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을 잇는 광역철도로 총 20.03㎞ 구간에 12개 정거장이 들어선다. 서울 지하철 2·5·9호선 등 주요 노선 환승이 가능하다. 개통 시 대장지구에서 홍대입구까지 50분에서 27분으로 23분 단축된다. 2030년 말 개통을 위해 연내 착공한다.
대장홍대선 신설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대표적인 지역이 고양시 덕양구 덕은지구다. 서울 마포구와 차로 7분이면 도착할 만큼 가까워 대단지 아파트가 다수 들어섰으나 지하철역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로 꼽혔다.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버스를 타고 9호선 가양역이나 경의중앙선 수색역까지 가야 한다.
올 5월 대장홍대선 노선 계획에 덕은역(예정) 신설이 확정되며 아파트 가격도 뛰고 있다. 역 신설 예정지와 가장 가까운 DMC디에트르한강 84㎡는 5월 11억7000만 원(23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쓴 이후 이뤄진 2건의 거래에서 모두 11억 원 이상에 매도됐다. 올 초부터 6월까지 7억 원대에 머물렀던 인근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 84㎡ 또한 지난달 11억 원(20층)에 손바뀜했다.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 초입에 위치한 DMC자이더리버 아파트와 인근 상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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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가구는 한강 조망권이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공인중개사 B 씨는 “최근 착공이 당겨진다는 소식에 전화 문의가 늘어났다”며 “버스 외 의지할 교통수단이 없어 주민 불편이 컸었는데 이 문제만 해결되면 한강뷰나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의 높은 접근성 등이 더욱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철도 신설로 인한 아파트 가격 변화는 불가피하나 이를 매수의 무조건적인 척도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5호선 연장의 경우 노선 조정안이 최종적으로 발표되면 이에 따른 집값이 상당히 요동칠 것”이라며 “다만 검단은 추가 공급량이 다수 예정돼 있어 상승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장은 “이미 개통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지역은 전체적인 부동산시장 흐름의 시장 가치가 움직이지 않는 한 더 오르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현재 가치로 움직이는 전셋값이 개통 이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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