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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건보재정 갉아먹는 흡연·음주… 5년간 급여액 27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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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절주 사업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최근 5년간 흡연과 음주로 인해 지출된 건강보험 급여액이 27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인부담금까지 더한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33조1830억 원으로 산출됐다. 흡연·음주로 지출된 건보 급여액은 2019년 5조2000억원가량에서 지난해 6조원으로 5년새 15%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흡연 및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지출 현황’에 따르면, 2023년 흡연과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7조36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6조4082억원에서 9538억원(14.9%)이 증가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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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담배 상품이 진열돼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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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진료비에서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건강보험 급여액은 2023년 6조244억원이 지출됐다. 이는 2019년 5조2305억원에 비해 7939억원(15.2%) 증가한 금액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5년간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총진료비와 건강보험 급여액은 매년 증가 추세였다.□ 지난 5년간 흡연·음주로 인해 지출된 건강보험 급여액은 총 27조1335억원으로 같은 기간 건강보험 요양급여 지급 총액의 7.5%를 차지했다. 흡연으로 인한 급여액은 14조6486억원(4.0%)으로 음주로 인한 급여액 12조4850억원(3.4%)보다 더 많았다.

흡연·음주로 인해 지출된 건강보험 급여액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흡연의 경우 최근 5년간 60대의 건강보험 급여액 증가율이 35.9%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음주로 인해 지출된 건강보험 급여액은 20대에서 무려 41.1% 증가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최근 5년 새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건강보험 지출 급여액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 가운데, 40대와 80대 이상에서는 흡연으로 인해 지출된 건강보험 급여액이 –1.9%와 –3.3%로 오히려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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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건강보험 재정에서 흡연·음주로 인한 지출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하면 ‘국민건강증진기금’은 담배 가격에 포함된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재원으로 하고 있고,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는 매년 일정 규모의 금액을 건강보험 재정에 지원해야 한다. 그런데 ‘흡연으로 인해 지출되는 건강보험 급여액’이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건강보험 재정으로 가는 지원금’보다 매년 수천억원에서 1조원 이상까지 많아 건강보험 재정이 큰 손실이 입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누적된 차액만 5조40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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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주류에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조차 부과되지 않아, 음주로 인해 지출된 건강보험 급여액은 오롯이 건강보험 재정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2025년도 예산안에 보건복지부가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는 절주 사업인 ‘음주폐해 예방관리’ 사업의 예산을 삭감해 편성했다. 10억원도 채 되지 않는 예산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절주 사업을 실시하겠다는 윤석열정부의 안일한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의원실은 지적했다.

아울러 2025년도 예산안에서 금연사업 예산도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2024년 999억7000만원이었던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사업 예산을 2025년도 예산안에서 915억400만원으로 85억원 가까이 삭감한 것이다. 금연사업을 고도화하고 신종 담배에 대응하는 금연지원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윤석열정부의 금연정책은 퇴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의원실을 지적했다.

장종태 의원은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금연·절주 관련 예산을 오히려 삭감한 윤석열 정부가 국민건강증진에 책임 의식을 갖고 있기는 한지 의문”이라며 “술과 담배가 1급 발암물질이자 만성질환의 주요 요인인 만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국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 금연사업과 절주사업에 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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