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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자의 가족’이라는 만화가 있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풀어낸 이 만화는 중독을 인정하지 않는 도박중독자와 그 가족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본인이 아닌 도박 중독자 ‘가족’의 시점에서 상황을 조명한다.
우리도 주변을 둘러보면 친구나 먼 친인척 중 누군가는 중독 문제를 안고 있다. 어떤 행위를 할 때 뇌에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런 것들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계속하는 것을 중독이라 한다. 병증의 일종이다.
우리 사회는 중독 문제를 질병으로 보지 않고 윤리적 타락 및 범죄의 결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도박죄 내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처벌하고 있는 배경이다.
도박죄는 사회적 해악보다 실제 처벌수위가 낮다 보니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운이 없어서 걸렸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국가가 일일이 개인의 도박행위를 처벌할 수도 없다. 해외의 카지노를 조사해 처벌하기도 쉽지 않다.
마약 역시 잠행성으로 인해 적발이 어렵다. 입증도 마찬가지다. 형기를 마친 의뢰인들이 출소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연락 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의 가족이 울면서 전화 올 때마다 난감했다.
병원 입원을 권유하고 상담치료를 받으라고 한들, 병원 앞에서 가족들이 접수하는 틈을 타 줄행랑을 친다. 결국 재구속된 후 긴 수감 생활을 거쳐 출소하면 다시 약이 눈앞에 어른거린다고 한다.
그때부터 가족들의 지원마저 끊기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마약 공급책의 일원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조금씩 마약조직에 발을 들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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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이나 마약은 소위 직접적인 피해자 없는 범죄에 해당한다. 이에 중독에 따른 폐단을 전제로 한 마약, 도박죄의 비범죄화‧합법화의 논의도 활발하다. 약에 취할 권리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중독 치료 등 공공서비스를 통해 악순환을 막자는 취지다.
반면 중독으로 직접적인 피해자가 발생하는 범죄로는 성범죄 및 카메라 촬영(몰카)이 있다. 주로 성도착증을 원인으로 하고 있는데 노출증‧관음증‧가학증‧소아기호증 등 30가지 이상의 유형이 존재한다. 이 같은 유형은 왜곡된 성욕 해소를 위해 죄책감보다 순간의 충동과 쾌락을 우선시한다.
변호사 입장에서 몰카범이나 아동청소년 관련 범죄는 재범률이 높지만, 검거율은 낮다는 것을 잘 안다. 발각되지 않았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는 몰카범들도 많다.
그렇기에 변호사들은 의뢰인이자 피의자들에게 중독치료를 먼저 권고한다. 재범률 단절에 초점을 맞춘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치료나 상담은 잠시일 뿐, 많은 의뢰인은 다시 쾌락을 찾아 더 은밀하게 범행을 저지른다. 단순한 처벌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려운 셈이다.
이보라 변호사는 “처벌과 더불어 적절한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며 “범죄와 질병의 경계도 명확히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이현 기자 (spe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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