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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서울교육감 선거 진보·보수 단일화 속도…정치싸움 변질 우려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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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 25일까지, 보수진영은 23일까지 단일후보 선정

일부후보 사퇴선언…"현 선거방식 사회 위해 도움안돼…새 방식 논의해야"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홍보물 붙은 지하철 승강장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궐 선거(10월 16일)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진보와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도 속도가 나고 있다.

그동안 교육감 선거는 진영 대결 구도가 강했기 때문에 이번에 단일화에 실패하면 선거에서 '필패'할 수 있어 각 진영은 후보 단일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초·중·고교 학생들을 위한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수장을 뽑는 선거가 아닌, '정치이념 싸움'으로 변질했다면서 교육감 선거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일부 후보는 이러한 회의감과 함께 교육감 선거 방식의 변화를 주장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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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선관위에 게재된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현수막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보수 23일, 진보 25일까지 단일화 시동…보수 진영 3명, 진보 6명 대결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궐위로 열리게 된 이번 선거에 진보 측에는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6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진보 측은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라는 단일화 기구를 만들어 21∼22일 1차 추진위원 투표, 24∼25일 2차 여론조사 후 25일 저녁에 단일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1차에서 추진위원 투표로 컷오프를 하고 남은 4명을 2차 여론조사한 후 1차와 2차 결과를 50대 50의 비율로 합산해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추진위원은 14세 이상 서울 시민이나 서울 소재 직장인 등이 가입할 수 있으며, 18세 이상 개인은 1만원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추진위원 인원수 제한이 없어 각 후보는 자신을 지지해줄 추진위원 모집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단일화 경선에 참여한다.

보수 측은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합위)라는 단일화 기구를 만들었다.

통대위는 20∼22일 여론 조사를 한 후 23일 최고 득표자를 단일 후보자로 정할 계획이다.

단일화 경선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보수, 진보 후보 사이에 이견이 있었지만, 이제는 단일화해야 한다는 큰 틀에는 모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날 보수 후보 간 여론조사 문항과 적합도 판단 기준에 이견이 생겨 여론조사 기간이 다소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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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밝히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9.13 kjhpress@yna.co.kr


◇ "정책보다는 정치적 발언만"…직선제 선거 '한계' 지적도

한편 일부에서는 교육감 선거가 정책공약 경쟁보다는 '정치 이념 대결'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낮은 투표율 속에서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의 집단적 투표로 갈 수 있다"며 "벌써 후보들은 정책보다는 정권 타도라든지 정치적 발언 등을 그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교육과 관계없는 유권자가 교육의 수장을 결정하는 것도 이상하다"며 "학생과 학부모, 교원이 아니라, 교육과는 상관없는 이들이 정치이념 대결의 하나로 투표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곽노현 후보가 선거보전금 약 30억원을 반납하지 않고 출마한 점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진영 간 대결에 불이 붙기도 했다.

곽 후보는 "퇴행하는 윤석열 정권의 교육정책을 탄핵하고 멈출 수 없는 혁신 미래 교육을 다시 진전시켜야 한다"며 "뉴라이트 세력이 교육마저 지배하려는 사태를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측 인사로 서울시교육감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이날 "정치가 압도하고 조직 논리가 지배하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교육과 학교의 미래, 진보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논의할 여지는 사라졌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저는 교육의 미래를 만들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으나, 우리는 과거에 갇혀서 앞으로 진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보 진영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교육감 선거방식은 사회를 위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국회는 런닝메이트제를 포함해 새로운 교육감 선거방식을 본격적으로 논의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출마 뜻을 밝혔다가 철회한 후보는 김 교수를 포함해 총 3명이다.

보수 진영의 선종복 전 서울시북부교육장은 이날 "잃어버린 10년을 찾는 데 일조하겠다"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앞서 진보 진영의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도 지난 15일 "일신상 이유"라며 사퇴를 선언했다.

sf@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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