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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스라엘, 미국 만류에도 대규모 레바논 공습···나스랄라 연설 땐 ‘소닉 붐’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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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흘 연속 전례 없는 대공세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달아

경향신문

19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국경지역인 바니 하얀 일대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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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 이틀 연속 발생한 무선 통신기기 연쇄 폭발의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레바논 접경지에 전례 없는 규모의 공습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거듭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은 사흘 연속 고강도 공격을 단행하며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자국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 일대에 공습을 벌여 헤즈볼라의 다중로켓 발사대 100여 대를 선제 타격해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국영 통신사 NNA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이날 오후 9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52차례 이상 이어졌다. 레바논 소식통들은 지난해 10월 접경지대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충돌이 시작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공습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 북부 군사시설을 17차례 이상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북부 지역 주민들에게 이동을 최소화하고 대피소 근처에 머물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이날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가 통신기기 동시다발 폭발 사건에 대한 대국민 영상 연설을 시작한 뒤 단행됐다. CNN 등 외신은 나스랄라의 연설이 방영되기 시작하자 이스라엘 전투기에 의해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음속 폭음, 이른바 ‘소닉붐’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일대를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베이루트 상공에 이스라엘의 제트기가 비행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연설에서 폭발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면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나스랄라가 통신기기 폭발 사태 이후 첫 연설에 나선 상황에서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소닉붐을 일으킨 것을 두고 “힘을 분명히 과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7일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 구성원 등이 소지한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대가 일제히 폭발한 데 이어, 이튿날인 18일엔 무전기(워키토키)가 연쇄적으로 폭발했다. 이틀간 대규모 폭발 공격으로 총 37명이 사망하고 3200명 넘게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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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연설 영상이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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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전날 전쟁이 ‘새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하며 가자지구 지상 작전에 주력 부대로 투입했던 98사단을 레바논 북부 국경 지대로 이동 배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에 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사흘 연속 이어진 고강도 공격으로 전면전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헤즈볼라를 향한 군사 행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헤즈볼라 역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인 호세인 살라미는 나스랄라에게 “곧 ‘저항의 축’의 압도적인 대응으로 잔인하고 범죄적인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이란 매체들이 보도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현 상황을 아직까지는 ‘외교적 해결’이 가능한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한다면서도 “외교적 해결책이 시급하며 달성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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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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