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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인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외부 충격에 배터리팩 손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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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정밀감정 결과 통보

차량 하부에 함몰 등 흔적

조선일보

지난달 8일 인천 서구의 한 정비소에서 청라지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소된 전기차가 2차 합동 감식을 받기 위해 지게차에 실려 정비소 내부로 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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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발생한 인천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는 차량 하부에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팩이 외부의 물리적 충격으로 손상된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가 나왔다.

20일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에 따르면 전날 국과수로부터 “차량 하부 배터리 팩에서 불이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 경찰은 화재 이후 모두 3번에 걸쳐 국과수 등이 참여하는 현장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국과수는 감정 결과에서 “차량 밑면의 외부 충격으로 배터리팩 내부의 셀이 손상되며 절연파괴(규정된 전압을 벗어난 이상 전압에 의하여 절연이 파괴되는 현상)로 이어져 발화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는 하부에 각각 배터리셀 36개로 구성된 모듈 10개가 들어간 배터리팩이 장착돼 있다. 국과수는 이 배터리팩 케이스의 바닥 부분에서 함몰 등 충격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과수는 다만 배터리관리장치(BMS)는 화재 당시 심한 연소로 파손이 심해 데이터 추출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BMS에는 배터리 총 동작시간과 누적 충·방전량, 충전 상태, 열화 상태, 급속 충전 횟수 등의 정보가 담긴다. 고전압 부품 절연과 배터리 셀 간 전압편차, 모듈 온도와 같은 배터리 안전 관련 정보도 포함된다.

경찰은 벤츠 전기차가 지난 7월 29일 오후 7시 16분쯤 주차됐다가 59시간 가량 지나 화재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차주를 상대로 이전에 외부 충격으로 의심할 만한 상황이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전기차 차주는 “지난해에 전기차 정기 점검을 받았고, 불이 날 때까지 특별한 문제 없이 잘 타고 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안전관리 책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야간근무자, 소방 안전관리책임자 등을 입건한 상태이다. 당시 야간근무자는 불이 난 직후 ‘솔레노이드 밸브’와 연동된 정지 버튼을 눌러 스프링클러 작동을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화재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또 건물 전기·수도 배관이 녹아 일부 가구에선 약 1주일간 단전·단수가 이어졌다.

[인천=권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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