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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벼랑 끝 中企 … 대출 연체율 2년새 두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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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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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심화되고 있다. 수년째 이어진 고물가와 고금리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들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액 기준)은 2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고, 연체 누적 등으로 올해 2분기 국내은행이 부실채권으로 분류한 대출액은 2010년 3분기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금융권의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취약 차주들이 '급전 창구'로 눈길을 돌리면서 카드론 대출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2금융권까지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7%로 작년 7월 말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 2년 전인 2022년 7월 0.27%와 비교해서는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7월 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61%로 2년 전 0.17%와 비교해 3.6배 뛰었다.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늘어나면서 국내은행의 전체 연체율도 2022년 7월 0.22%에서 작년 7월 0.39%, 올해 7월 0.47%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은행권의 신규 연체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초 이후 7월까지 월평균 은행 신규 연체액은 2조6400억원으로 지난해 월평균 신규 연체액 2조1000억원을 5000억원 이상 웃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 연체율이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채무조정 활성화 등을 통해 차주 채무부담 완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에도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 등을 주문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연체액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국내은행들의 부실채권액도 크게 늘고 있다. 은행에서는 3개월 이상 연체 등에 대해 부실채권으로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고 판단되면 상각처리하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NPL) 등에 헐값으로 매각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신규 발생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부실채권액은 4조5000억원으로 2010년 3분기 7조2000억원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들도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정리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은행들은 5조7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부실채권을 상·매각 등을 통해 정리했다. 작년 상반기 3조7000억원 대비 2조원가량 정리 규모가 늘어났다.

1금융권 대출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하는 영세 차주들은 2금융권으로 대거 밀려나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인해 저축은행과 대부업권까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카드론으로 차주들이 내몰리고 있다. 카드론은 신용카드만 있으면 별도 심사 없이 36개월까지 돈을 빌릴 수 있어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한다.

카드론 잔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매달 갈아치우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8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8309억원으로 전달 말 41조2266억원 대비 6043억원 늘어났다.

[유준호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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