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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연합뉴스 '특파원 시선'

[특파원 시선] IAEA 북핵결의안 러시아의 '예상 밖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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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이슈와는 무게감 달라…러, 나홀로 북핵 두둔 부담 느낀 듯

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제68차 정기총회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 제공]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1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 등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컨센서스(표결 없이 합의)로 채택됐다.

IAEA 정기총회에서 북핵 결의안이 채택되는 건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

IAEA 회원국들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총회 자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어긴 채 벌어지는 북한의 핵 도발을 일관되게 규탄해왔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IAEA 정기총회를 앞두고 빈 외교가에선 결의안이 컨센서스에 실패해 표결까지 가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의 결의안 반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시각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속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행보가 이런 시각을 뒷받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군사협력을 포함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장면은 양측의 밀착도를 여실히 보여줬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에 러시아가 지원의 손길을 뻗는 모습은 다자외교 현장에서도 이미 확인됐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 3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임기 연장이 무산되면서 올해 4월 활동이 종료된 것이다.

신냉전으로까지 불리는 경색된 국제정세와 북러 관계를 고려하면 IAEA 총회에서 북핵 결의안이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히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우려였다.

그런데 IAEA 회원국들의 결의안 논의 결과는 20일 컨센서스 채택으로 귀결됐다. 러시아가 우려와 달리 표결을 요구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러시아가 북핵 이슈만큼은 국제사회의 중론을 거스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러시아는 중국과 더불어 북한 핵 개발에 반대 의사를 견지하던 입장이었다. 더구나 주변국 전체 안보에 위험 요인이 되는 북한의 핵 개발은 대북 제재와는 무게감이 다른 만큼 쉽사리 입장을 뒤집을 수 없었을 테다.

이번 총회에서 북핵에 우호적이거나 중립적인 국가들이 없었던 점이 러시아의 선택지를 제한했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평화적인 핵 사용에 공감하는 회원국이 모인 전문 국제기구의 총회 자리에서 나 홀로 북핵을 두둔해야 하는 부담을 러시아 역시 지고 싶지 않았을 거라는 해석이다.

이런 점에서 총회 회기 중에 한미일 공동발언 등을 통해 북핵 문제를 지속해서 공론화하고 여러 회원국과 접촉하며 북핵 결의안을 협의한 한국 정부의 노력도 국제사회가 잡음 없이 한목소리를 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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