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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단독]저축은행 이어 캐피탈사도 퇴출 위기..2금융권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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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A캐피탈사 실적 및 저축은행 당기순이익 규모 및 캐피탈, 저축은행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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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에 이어 캐피탈사도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올라 퇴출 위기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탈사가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로 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까지 겹치면서 건전성이 악화한 일부 2금융권 금융회사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캐피탈사 첫 적기시정조치 대상 오를 듯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A캐피탈사에 대해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해 최근 종합등급 4등급을 확정해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캐피탈사는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4등급 이하이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

A사는 리스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상장사를 모 회사로 두고 있는 중소형사다.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악화하면서 지난 3월말 기준 유동성 비율이 53%로 금융당국 최소 권고치인 100%에 미달했다. 수년 동안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연체채권 비율이 16%를 상회하는 등 자본적정성, 유동성, 건전성 등을 합친 종합 등급이 4등급으로 나왔다.

금융당국은 관련법령에 따라 해당사의 소명을 받고 이어 적기시정조치 대상 여부를 판단해 금융위원회 안건으로 올린다. 저축은행과 달리 캐피탈사는 적기시정조치 결정 이후에 경영개선계획을 받는 절차가 이어진다. A사가 적기시정조치를 받으면 캐피탈사 중에서는 최초 사례다.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권고-요구-명령순)로도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퇴출이 될 수있다.

중소형사인 A사는 여전채를 발행할 수 없어 주로 동종업계나 금융회사에서 필요 자금을 조달했다. 아울러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만약 퇴출이 되더라고 소비자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 이어 저축은행까지 2금융권 '옥석가리기' 본격화

A사와 같이 부실이 악화했거나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들이 올 하반기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캐피탈사 51곳 가운데 11곳이 연체율 10%를 넘어섰다. 중소형 캐피탈사의 경우 올해 6월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30~50%로 치솟았다. 금감원은 지난달 연체율과 유동성이 악화한 일부 캐피탈사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2금융권 경착륙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이후 회사별로는 확연하게 차별화가 진행중"이라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현 신용등급을 지키지 못하는 회사들이 나올수 있고, 부동산 PF 여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리츠캐피탈과 한국캐피탈이 각각 2000억원, 600억원의 선제적인 증자에 나섰으나 그렇지 못한 캐피탈사의 경우 하반기 추가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 캐피탈사는 A등급 미만으로 떨어지면 여전채 발행이 어려워진다.

다음달부터 2금융권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캐피탈사에 이어 저축은행의 적기시정조치 여부도 다음달 이후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조만간 저축은행 3곳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금융위에 전달한다. 추가로 수도권 2개 저축은행을 포함해 5곳에 대해서도 현재 경영실태평가가 진행 중이다.

금융위는 경영실태평가등급과 정상화계획을 근거로 적기시정조치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건전성이 크게 악화하고 자본력이 부족한 2금융권 일부사는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만 "향후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고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충격이 우려보다는 크지 않았다"며 "올 하반기 잘 방어하면 내년 이후 2금융권 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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