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호주 정상에 "중국, 계속 공격적 행동"
중국이 미국과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이 ‘핫마이크’를 통해 여과 없이 노출됐다. 핫마이크는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나온 돌발 발언을 말한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쿼드’ 4개국 정상회의에서 모두발언 후 “중국은 계속 공격적으로 행동하면서 남중국해, 동중국해, 남중국, 남아시아, 대만해협 등 전역에서 우리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이런 언급은 다른 쿼드 정상들에게 얘기한 것이다. 비공개로 이뤄져야 했지만 핫마이크로 공개됐다.
또 바이든은 “우리는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이 국내의 경제적 문제에 집중하고 외교 관계에 있어 혼란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으며, 공격적으로 중국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일부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포함한 세계 안보에서부터 전기 자동차 및 태양광 패널 제조에 대한 산업 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의견 충돌을 빚어 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바이든의 발언이 핫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온 것은 실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쿼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조성하기 위해 2004년 미국 주도로 마련된 안보 협의체다. 처음에는 장관급 협의체로 시작됐다가 바이든 정부 들어 정상급 협의체로 격상됐다. 이번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했다.
앞서 쿼드 4개국은 공개 발언에서는 이 협의체가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을 피하려고 했다. 실제 쿼드 4개국 정상들은 이날 선언에서 중국과 관련해서는 직접 중국을 거명하지 않고 “우리는 무력이나 강압에 의한 현상변경을 추구하는, 불안정하거나 일방적인 행동들을 강하게 반대하고, 최근의 해상에서의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에 대한 군사화와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아주경제=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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