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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일 ‘이시카와 폭우’ 사망 6명으로…“구조 물자 안 와”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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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본 이시카와현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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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사망자가 6명으로 늘어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22일 이시카와현 주요 지역에 쏟아진 폭우 여파로 6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시카와현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스즈시에서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와지마시 국토 인근 터널에서도 지난 1월 발생한 노토지진 복구 작업을 하다 실종됐던 작업자 가운데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와지마시의 마치노마치에서도 폭우 영향으로 무너진 주택에서 여성 2명이 구조됐다가 치료 도중 사망했고, 인근 후테가와에서는 강 하류로 떠내려갔던 고령의 남성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시카와현은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주민 8명의 명단도 발표했다. 복구 공사 도중 실종된 인부나,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뒤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주민들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50여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이시카와현에서는 22일이 되자 빗줄기가 일부 약해지면서 와지마시, 스즈시, 노토초 등 3개 지역에 발령했던 호우특별경보가 호우경보로 전환됐다. 하지만 특별경보에서 한 단계 낮아졌을 뿐 여전히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와지마시와 스즈시에는 이날 오후 6시까지 48시간 동안 각각 498.5㎜, 394.0㎜의 비가 내렸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6년 이래 최대 강우량이 집계되고 있다



사망·실종 외에도 막대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시카와현에 따르면, 이날 현내 고립된 마을이 와지마시 99곳, 스스지 13곳, 노토초 3곳 등 100곳을 훨씬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난민은 1088명으로 파악됐다. 침수된 가설 주택 단지가 9곳에 이르고, 전기가 끊어진 주택도 5200여곳을 넘었다. 단수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카구치 시게루 와지마시 시장은 이날 저녁 재해대책본부장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고립된 마을에 헬기와 육로를 이용해 들어오기로 한 물자가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된 거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휴대전화 기지국도 제대로 구실을 하지 못해,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주요 통신사 4곳의 기지국 280곳에서 전파를 송출하지 못했다. 기지국으로 가는 길마저 파손된 상태여서, 도로가 복귀된 뒤 2∼3일 이후에나 휴대전화 통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주민들은 “지금은 잠만 자고 있는 상태로 (대피소로 쓰는) 학교도 바닥이 물에 잠겨 있는 상황”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앞서 이시카와현은 스즈시와 와지마시 등 7개 지역 5만8489세대, 13만1432명 주민에게 피난 지시를 내린 상태다. 하지만 대부분 마을이 고립돼 있어 마을 주변에서 최대한 안전한 곳을 찾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와지마 지역 자택에서 인근 병원으로 피신했던 70대 주민은 산케이신문에 “이런 비는 처음이라 무서웠다”고 말했다.



방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전화로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를 파악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해 선거 활동을 이어오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이시카와현 폭우 상황이 심각해지자 “재해대응을 진두지휘하겠다”며 선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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