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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4Q 전기요금 동결에 한전 7% 급락… 인상 기대 무너지자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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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기록적인 폭염과 늦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다세대주택에서 한 어르신이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8월 주택 평균 전기 사용량은 363kWh로 지난해 대비 9%가량 늘었고, 많이 쓸수록 요금이 더 늘어나는 누진제 영향에 평균 요금은 5만원대에서 6만원대로 13% 더 크게 늘었다. 폭염과 열대야로 늘어난 냉방기 사용량을 담은 전기요금 청구서는 이번 주 본격적으로 발송된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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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4분기 전기요금 동결 소식에 장 초반 하락세다. 막대한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되며 재무 리스크가 재부각된 여파로 풀이된다. 2026년까지 한전의 호실적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막대한 부채 문제 해소를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된다.

23일 코스피에서 한전은 오전 9시58분 기준 전거래일보다 7.52%(1650원) 내린 2만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한전은 지난달 말 전기요금 인상 기대에 힘입어 1만9000원대였던 주가가 2만2000원대까지 올랐다. 이날 강한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2만원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4분기 전기요금 동결이 악재로 작용했다. 한전은 이날 4분기 적용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위해 도입된 항목으로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를 최대치인 +5원으로 유지했다.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은 조정하지 않았다. 당초 전력량요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한전 매출에서 전기판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3%(2023년 기준)에 달한다. 2021~2023년 막대한 손실로 망가진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전기요금을 인상해 흑자 규모를 키워야 한다. 3년간 누적된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43조433억원, 34조3608억원에 달한다. 2020년 112%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543%까지 불어났다.

2022년 말 한전법 개정으로 회사채 발행 한도가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에서 5배로 늘었다. 하지만 회사채 한도 상향이 2027년 12월31일 일몰되기 때문에 3년 내에 회사채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한전의 부채총계는 202조8905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보다 4403억원이 늘었다.

한전은 올 초부터 정부가 핵심 자본시장 정책으로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 상승에 성공했다. 현재 한전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5배에 불과하다. 3월15일 52주 최고가인 2만5450원을 찍을 당시 올해 상승률이 35%에 달했다. 이후에는 1만8000~2만2000원대 박스권에 갇히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실적 컨센서스는 △2024년 매출 92조807억원 영업이익 7조4087억원 △2025년 매출 95조2246억원 영업이익 9조2463억원 △2026년 매출 98조395억원 영업이익 10조1653억원에 형성됐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요금 인상도 무산되면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평균 목표주가는 2만7167원이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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