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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금투세 유예는 민주당의 자책골”…24일 공개토론 앞두고 정치권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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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와 야4당 금투세 시행 촉구 회견

국민의힘은 “메시지 혼란” 폐지 촉구

민주당 지도부는 유예론에 힘 싣는 분위기

경향신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와 야4당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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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공개토론을 앞두고 정치권의 세제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조국혁신당 등 야4당과 시민사회 단체들은 예정대로 금투세 시행을 촉구하며 ‘유예론’에 힘을 싣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내 ‘시행론’이 형식에 불과하다며 ‘폐지론’를 검토하라고 압박했다. 과반 거대야당인 민주당의 입장 정리에 따라 금투세 시행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 차규근·진보당 윤종오·기본소득당 용혜인·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참여연대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투세에 대한 유예 없는 시행을 강조했다.

야4당과 시민단체들은 “(금투세) 도입 당시에는 합의했다 뒤늦게 시행을 유예해놓고 재차 유예나 폐지를 거론하는 거대 양당의 책임은 크다”라며 “그 사이 ‘1400만 개미 학살’과 ‘주가 폭락’ 등 근거없는 반대 여론이 확산됐고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가 크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근로소득세처럼 주식, 펀드, 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얻은 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해야 마땅하다”며 “금투세 시행이 주식시장을 위축시킨다고 우려하지만 근거가 부족하고 과장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가시화되고 자산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 금투세 시행을 미뤄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한 일침도 덧붙였다. 이들은 “민주당의 유예 검토는 과세 정상화를 늦출 뿐”이라며 “몇 년간 (제도 보완에) 손을 놓고 있어 놓고 금투세 시행보다 자본시장 선진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변명도 기망”이라고 말했다. 차규근 혁신당 의원은 “(민주당) 일각에서는 금투세 시행을 대선 이후로 미루자는 주장도 있지만 국민의힘은 그 사이에 벌어질 모든 선거에서 폐지를 내걸고 답을 요구할 것”이라며 “금투세 유예는 정치적·정책적으로 자책골을 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은 민주당의 금투세 공개토론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24일 토론회에선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자는 의견과, 일단 유예하고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첨예하게 맞설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반대로 금투세 폐지를 압박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토론회에 대해 “약속대련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할극”이라고 비판했다. 토론회가 폐지팀 없이 시행팀과 유예팀으로만 나눠 진행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가 그(토론회) 선택지에 없다는 점이 너무 명확하게 드러났다”면서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건 금투세 폐지, 국민의힘이 바라고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도 금투세 폐지”라고 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국내 증시가 하루하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투세 시행이냐 보완 후 시행이냐 아니면 유예냐를 놓고 매일같이 발생하는 거대 야당의 혼란스러운 메시지가 시장과 투자자들한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토론회가 열리는 24일 국회에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1400만 투자자 살리는 금투세 전면 폐지 촉구 서한’ 전달식 및 간담회를 개최한다. 금투세 폐지 대 유예로 전선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민주당은 금투세 시행에 반대하는 개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여론에 휩쓸리면서 유예로 무게추가 기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 금투세를 ‘(이)재명세’로 칭하며 금투세 시행을 민주당 탓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은 최근 유예론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은 바 있다. 이재명 대표 측 관계자도 최근 통화에서 “현 시점에서 보면 제도 보완이 안 돼 있는 상태이니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 ‘시행팀’ 입장으로 참여하는 이강일 의원의 경우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항의하는 문자가 잇따르자 “토론회는 역할극의 일부”라 답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금투세는 투자자가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 이상의 소득에 20~25%의 비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금투세 납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국내 5억원 초과 상장주식(코스피·코스닥·코넥스) 보유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투자자(1407만명)의 약 1%인 14만명이다. 2022년 12월 여야는 2025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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