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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레바논 침공 여부에 이스라엘군 “필요하면 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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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레바논 마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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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 폭발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상군을 동원해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를 공격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헤즈볼라는 22일(현지시간) 새벽 1시부터 7시까지 약 6시간 동안 이스라엘 북부도시 하이파 일대를 겨냥해 4차례에 걸쳐 150발의 순항미사일, 로켓, 드론 등을 날렸다. 헤즈볼라는 하이파 인근에 있는 아이언돔 개발업체 ‘라파엘 어드밴스드 디펜스 시스템스’도 공격대상으로 삼았다. 헤즈볼라는 카츄사 로켓과 함께 아랍어로 구원자라는 뜻의 '파디-1', '파디-2' 로켓도 발사했다. 이들 로켓의 최대 사거리는 각각 70㎞와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을 대부분 막아냈지만 일부 주택가가 로켓으로 파괴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반격에 나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을 타격해 헤즈볼라 측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 양측은 각각 “헤즈볼라가 상상하지 못했던 연쇄 타격을 입었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새로운 국면, 즉 심판에 들어섰다”(헤즈볼라 2인자 셰이크 나임 카셈)고 주장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23일 언론 브리핑에서 레바논을 이스라엘 지상군이 진격할 가능성에 대해 “필요하면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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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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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삐삐와 워키토키의 동시 다발적 폭발을 두고 강도 높은 전쟁을 염두에 둔 이스라엘의 작전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폭발이 이스라엘이 ‘빨간 버튼’(red button)이라고 부른 역량의 하나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빨간 버튼은 광범위한 추가 공격작전을 앞두고 적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을 뜻하는데, 이스라엘이 이미 전면전 혹은 그에 준하는 작전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전면전에 들어설 경우 17만명에 가까운 병력과 첨단무기를 갖춘 이스라엘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단순 무장 세력이 아니라, 레바논의 정규 정당이자 집권세력 중 하나라는 점이 여느 무장 세력과 다르다. 헤즈볼라의 병력은 3만~5만명, 보유 로켓과 미사일은 12만~20만발가량으로 정규군에 육박하는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삐삐‧워키토키 폭발로 헤즈볼라 내부에 30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면서 타격을 입었다고는 하지만, 이스라엘을 향해 일제 로켓 발사를 하는 등 이들의 군사력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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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의 폐허에서 의료진이 물건을 나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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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를 섬멸하는 작전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퇴역 장성들이 가자 북부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추방한 후 이 지역을 포위해, 주둔 중인 하마스를 섬멸하는 방안을 이스라엘 내각에 제안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 방안이 “매우 합리적”이라며 “고려 중인 계획 중 하나이지만, 다른 대안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해서 실행한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가자지구에 대한 하마스의 민간인 통제력을 제거하는 여러 방안을 이스라엘군이 총리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의 집요한 공격에 불구, 하마스가 와해됐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분석이 엇갈린다. 오랜 기간 연락이 두절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스라엘 당국이 추적 중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 역시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군 정보부대는 신와르가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지만, 정보기관 신베트는 생존해 있다며 서로 엇갈린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에선 신와르가 이전에도 연락이 두절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사망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 통신장치 사용중단”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를 노린 삐삐 동시폭발 사건 이후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대원들에게 모든 통신 장치 사용을 중단하도록 하고, 통신장비뿐 아니라 모든 장비를 조사하는 대규모 작업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장비 대부분은 자체 제작이거나 중국과 러시아에서 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친이스라엘 스파이가 침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미 당국이 혁명수비대의 고위·중간급 간부를 대상으로 철저한 조사를 시작했다. 한 관계자는 조사 내용에 “이들의 이란 내부와 해외의 은행 계좌, 자신과 가족의 여행 기록 등이 포함된다”라고 전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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