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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뼛속까지 공화당에 부통령 딸인데…리즈 체니, 민주당 장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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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리즈 체니 전 의원.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내각 등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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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네오콘의 아이콘,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은 '딸 바보'로 유명하다. 그가 이달 초, 공화당 후보가 아닌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를 공개 지지한 것 역시, 장녀인 리즈 체니 전 상원의원과 결을 같이 하는 행보다. 리즈 체니는 공화당 내 반(反) 트럼프 계의 핵심 인물로, 트럼프에 대해 "사기꾼" "독재자" "거짓말쟁이" 등의 비판을 거침없이 해왔다. 딕 체니도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면서 트럼프에 대해 "역사상 최대의 위협"이라는 표현을 썼다.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리즈 체니의 존재감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할 경우, 리즈 체니를 내각으로 등용할 가능성도 유력 거론된다.

해리스는 지난 8월 말 "다양한 시각을 가진 내각을 구성하는 게 모든 유권자들을 위한 길"이라며 "내각 구성에서 공화당 인물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뉴욕타임스(NYT)부터 CNN 등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매체들은 리즈 체니를 공화당 출신 민주당 정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지목해왔다. 해리스 후보와 리즈 체니는 별도로 회동도 가졌다고 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즈 체니는 회동 내용에 대해선 "앞으로 잘 지켜봐 달라"고만 했지만 "(선거일인) 11월 5일 트럼프를 막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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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 전 부통령. 2022년 딸의 유세장에 나타난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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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체니는 한때 공화당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친기업 정책에다 강경 외교안보 정책 등은 아버지 판박이였다. 아버지는 네오콘의 선두주자로, 강력한 군사력에 기반을 둔 미국의 패권을 최우선시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을 부르는데 동원한 "악의 축"이란 표현을 만든 이도 딕 체니라는 것이 정설이다. 딸이 둘인데, 자신의 뒤를 이어 정계에 진출한 장녀 리즈에게 지원을 아낌없이 해줬다. 와이오밍 주의 지역구도 물려줬고, 부통령 시절엔 국무부 중동 관련 부차관보로도 일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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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체니와 딕 체니 부녀. 2022년 리즈 체니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당에서 축출된 직후 사진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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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공화당이었던 부녀는 그러나, 2021년부터 당과 불협화음을 낸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하고,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의회에 난입한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리즈 체니는 의회 난입을 비판하면서 당시 민주당에서 발의한 트럼프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친 트럼프 측은 선거를 통해 복수한다. 2022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리즈 체니는 당내 경선에서 떨어졌다. 공화당 당적은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트럼프의 공화당과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그에게 명함을 만들어 준 건 민주당 당시 하원의장이던 낸시 펠로시다. 리즈 체니를 1월 6일 (의회 난동) 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위촉하면서다.

대선을 앞두고 리즈 체니는 창당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리즈 체니가 새로운 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공화당 반 트럼프 계의 분당 가능성을 점치는 기사를 냈다. 양당제가 확고한 미국에서 실제 제3의 당이 생길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체니 부녀와 같은 중량급 인물들이 반 트럼프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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