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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러시아만 못한 韓 증시"…국회만 보는 자본시장①[금투세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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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발 뗀 '밸류업' 증시에…금투세, 또 다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

민주당, 시행이냐 유예냐…오늘 '금투세 끝장토론'에 이목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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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 및 개인투자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9.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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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세계 꼴찌 수준 수익률 한국 증시에 선진 시장 과세제도를?'

올해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선진국은커녕 개발도상국 증시와 비교해도 상대적 부진함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은 전쟁 중인 러시아만도 못했고 코스피는 역시 반도체 중심인 대만과 비교도 안 되는 수익률을 보였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증시 선진화의 첫발을 내디딘 국내 증시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또다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거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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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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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러시아에 밀리는 코스닥, 中·印보다 못한 코스피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일 기준 코스닥 연간 수익률은 -12.86%였다. 이는 현재 전쟁 중인 러시아의 RTSI 지수(-11.57%)보다 낮은 수익률이다.

코스닥은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중국 선전종합지수(SZSE)(-15.13%)를 간신히 앞서며 꼴찌를 면했다.

국내 대표 증시인 코스피 역시 연간 수익률은 -2.01%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 다우존스(11.60%) △일본 닛케이(12.78%) △독일 DAX(12.12%) △영국 FTSE(6.61%) 등 선진국은 물론, △인도 센섹스(17.39%) △중국 항셍(7.04%) △인도네시아 IDX(6.70%) 등 개발도상국 증시만도 못한 수준의 수익률이었다.

코스피 부진과 관련해 시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역시 TSMC 비중이 3분의 1이 넘는 대만 가권지수의 수익률이 같은 기간 22.93%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외부 요인'이 투심에 악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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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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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獨·英 등 선진 증시에서나 도입된 '금투세'

지난달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해소된 뒤에도 국내 증시의 회복세를 상대적으로 더디게 한 요인으로는 '금투세 리스크'가 꼽힌다.

금투세는 국내외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합산 과세하는 제도다. 세율은 최대 25%(지방세 포함 27.5%)로 지난 2020년 도입된 뒤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국내 증시가 호황이던 지난 2020년 도입 당시와 증시 상황이 달라졌다는 비판과 함께 유예·폐지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10~37% 종합 과세)이나 일본(20.315%)·영국(10~20%)·독일(26.375%) 등 선진 시장으로 평가받는 국가를 중심으로 금투세와 유사한 양도소득세 과세체계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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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증권거래소. TWSE는 Taiwan security exchange의 준말이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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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금투세 도입 실패…증권가 "도입시 자금 이탈 우려 지속"

금투세 도입 실패 사례도 있다. 대만의 경우, 두 차례에 걸쳐 양도소득세를 도입하려다 증시 급락과 투자자 반발에 도입 계획을 철회한 전례가 있다.

대만이 처음 주식 양도차익에 50%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한 달 만에 지수가 36% 급락하자 결국 해당 방안을 폐지했다. 지난 2013년에도 주식 양도소득세 법안을 통과시켰다가 투자자 반발에 다시 이를 취소했다.

일각에서는 '1989년 대만 증시 하락은 금투세 때문이 아닌 사실상의 금융실명제 도입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금투세 시행이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5억 원 초과 상장주식 보유 인원은 14만 명으로, 금액은 약 401조 원"이라며 "금투세 시행에 따라 5억 원 초과 보유 투자자들의 일부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한다고 가정하면, 국내주식 자금 이탈 우려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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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제작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촉구 집회버스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운행되고 있다. 2024.9.2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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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눈은 '여소야대' 국회로…금투세 유예될까

앞서 지난달 23일 리얼미터가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내년 시행을 반대하는 의견은 총 57.4%로 10명 중 6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금투세 폐지·유예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눈은 국회에 쏠리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그간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금투세 시행을 추진해왔으나, 당 내에서 '금투세 유예'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민주당은 24일 금투세 시행 여부를 놓고 공개 토론회를 진행한다. 김영환·김성환·이강일 의원 등 5명이 '시행팀', 김현정·이소영·이연희 의원 등 5명이 '유예팀'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토론 참석자 중 이강일 의원은 한 투자자의 항의 문자에 "이번 토론은 역할극에 일부"라고 답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여당인 국민의힘도 같은날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한 상태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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