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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공천거래' 늪 갇힌 이준석…여야, '대권잠룡' 견제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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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민주, '공천거래 시도 거부' 해명에도 총공세

개혁신당 "'이준석 죽이기', 맷집·내공만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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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4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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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둘러싼 '공천 거래' 논란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의 잇따른 해명에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정당의 '대권 잠룡' 견제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개혁신당은 23일 정치권에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이 의원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간 '공천 거래' 의혹이 확산되자 경고에 나섰다. 당초 당은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닌 만큼,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공천 거래'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자 당에서는 "허위 음해 주장이 도를 넘고 있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개혁신당은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에서 컷오프된 김 전 의원이 완결성 없는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에 이어 '전국 조직망'을 가지고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만큼 김 전 의원의 일방적 공천거래 시도를 거부한 것으로, 이번 사안의 본령인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과 당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관련기사 : [단독] "김영선, 비례공천 조건으로 '전국 조직망' 추가 제시")

그러나 여야는 '칠불사 회동' 등에 비춰 김 전 의원 영입에 관심을 보인 것이라며 이 의원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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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4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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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초대 당대표인 이 의원은 당내 유일한 차기 대권 주자다. '허은아 대표 체제'도 개혁신당을 "대권주자를 보유한 정당"임을 강조할 정도로 이 의원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당은 '이준석 신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자강론'을 선택했다. 당내에 따르면 소위 개혁신당의 '이준석 거리두기'는 이 의원도 동의한 부분이라고 알려졌다. 이런 배경으로 개혁신당과 이 의원이 각각 개별 행동에 나서면서 불가피하게 정치권의 관심도도 멀어졌고, 공세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대형 악재로 평가되는 이번 공천 거래 의혹이 터지자, 여야는 이틈을 노려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 여사 의혹'과의 선긋기 및 전 당대표 견제로, 민주당은 '김 여사 의혹' 이어가기와 '신진 보수세력에 대한 견제'라는 각각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이 사건의 본질은 김 여사 공천 개입 문제가 아닌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부분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영광군수 후보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정치인, 이 의원 등과 두루 통하는 배후 재력가 명씨의 입을 막는데 검찰이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라며 "공천개입 이야기까지 나왔으니 김 여사 스토리도 조만간 엔딩"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억울함으로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5선 의원급이 뭔가 할 이야기가 있다는데 가서 만나는 것이 어디가 이상한가"라면서 "말 되는 제보도 있고 아닌 것도 있을 테니, 우선 들어는 봐야 한다"고 '칠불사 회동'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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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5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개혁신당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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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실상 '공천 거래' 의혹의 빌미를 만든 이 의원의 행보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당초 김 전 의원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칠불사에 찾아가지 않았다면 개혁신당이 '공천 거래' 의심을 받을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문제가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의원이 빌미를 제공한 것은 맞다"며 "칠불사에 찾아가기에 앞서 이 문제가 향후 어떻게 인식될지 미리 생각했어야 하는데, 이런 얘기가 나오게 한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러나, 개혁신당 내 중론은 이 의원 태도의 부적절성과 '공천 거래' 의혹은 별개로 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이 공세의 빌미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공천 거래' 의혹은 사실이 아닌 만큼 여야가 공세를 펼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차기 대권 주자 견제를 위한 정치적 의도가 엿보이는 만큼, 향후 법적 검토까지 나서겠다고 엄포를 놨다.

허은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지도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아는데, 물타기 하지 말라"며 "김 전 의원의 거래라는 단어를 가지고 본인들의 문제를 덮으려고 하고 있는데, 만약에 공천 개입이 있다면 그것은 용산과 국민의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성열 수석대변인은 "여야 모두가 합심해 '이준석 죽이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비례를 달라고 하는 사람이 문제지, 그걸 거절한 사람이 문제라는 억지 논리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 모두가 거품을 물고 덤벼도 결국 사실이 없는 '이준석 죽이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오직 정치인 이준석의 맷집과 내공만 키워줄 뿐"이라고 했다.

한 당 관계자도 "개혁신당의 향후 정치적 역할을 봤을 때, 여야에서 유불리를 따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개혁신당을 보수의 하나로 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뭉개버리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너무 심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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