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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입주민 벤츠 빼주려다 사고 낸 경비원 불입건...경찰 “민사상 배상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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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12중 추돌 사고가 발생한 벤츠 차량의 모습. 차량 후미 곳곳이 찌그러져 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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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주차된 입주자의 차량을 이동시키다 다른 차량 12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70대 경비원이 불입건됐다. 적용할 수 있는 형법 조항이 없어 민사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경찰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경비원 안모(77)씨에게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지난달 입건 전 조사를 종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사건이 경찰 수사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의도의 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던 안씨는 지난 4월 22일 오전 8시쯤 이중 주차된 입주민 차량을 정리하다가 사고를 냈다. 벤츠 차량을 후진하다가 7대, 이후 직진을 하다 5대를 들이받았다. 경비원이 주민들의 차량 열쇠를 보관했다가 요청이 있으면 차를 대신 빼주는 ‘대리 주차’를 하다 사고가 난 것이다. 또 안씨는 당시 사고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는데, 여전히 실직 상태라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를 불입건한 이유에 대해 “아파트 단지 안은 ‘도로’가 아니며 예외적인 경우로서 음주 또는 뺑소니로 인한 사고도 아니기 때문에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법상 재물손괴는 고의범만 처벌하기 때문에 결국 민사상 배상 문제만 남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씨와 그가 몰았던 벤츠의 차주 이모(63)씨는 사고 원인으로 차량 급발진을 주장 중이다. 안씨 측은 서울중앙지법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상대로 증거보전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 13일 신청을 인용했다.

[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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