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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단독 인터뷰] ② ‘롤(LoL)’ 위기론?… “문제 개선 총력, 정답 찾는 도전 계속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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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어온 15년, LoL의 미래를 묻다: 라이엇 임원진 폴 벨레자, 피유 리유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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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지난 15년간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경쟁 게임이 등장해 흥행할 때마다 뒷걸음질과 반등을 반복했다. 때로는 “LoL은 끝이다”는 위기론도 나왔다. 그러나 기민하게 변화해 오랜 기간 정상의 자리를 굳게 지켜왔다.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특히 작년을 기점으로 국내에선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LoL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만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게 늘었다.

각종 통계를 기반해 LoL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프로관전러 P.S’는 자체 통계를 들어 LoL 핵심 콘텐츠인 ‘솔로 랭크’ 플레이어 수가 올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게임이 오랜 기간 서비스 된 만큼 이용자 감소세는 불가피하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마냥 외면하기엔 징후가 심상치 않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지난 13일 <디지털데일리>와 화상 인터뷰에 임한 라이엇게임즈 임원진은 현재 게임을 둘러싼 여러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15년을 위해선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에도 동의했다. 늘 그래왔듯, 이용자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플레이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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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유 리유(Pu Liu) 리그 스튜디오 게임 디렉터는 “우리 게임에는 항상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어와 크리에이터의 피드백까지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항이 매칭과 이에 연결되는 수락 버튼, 3개의 랭크 스플릿이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시작했고,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피유 리유는 점수 등락폭 패치 뒤 동일 티어 내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극심한 MMR 격차에 대해 “보여지는 티어와 실제 MMR이 다를 때 비롯되는 현상지만 솔로랭크에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 의도된 바는 아니다. 이는 개발진이 집중해서 투자하고 연구하는 분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치메이킹 시스템과 MMR 등 일부는 출시한 지 약 13년이 지났다. 그간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합리적이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배(MMR이 높은 신규 계정)’와 ‘어뷰징(일종의 승패 조작)’ 등 게임 불공정을 야기하는 행위가 만연하는 것에 대해서도 대처를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뱅가드’ 출시 당시 부계정을 일명 ‘봇(AI)’으로 레벨 업 시키는 행위를 제재하는 기능을 승인했다. 부계정으로 본래 티어를 세탁하는 행위에 타격을 입혔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엔 봇으로 레벨을 올린 수십만 개의 계정에 제재를 가했다. 특정 이용자를 저격하는 행위를 줄이기 위한 악의적 목적으로 게임 수락을 거부할 시 패널티도 적용했다”고 전했다.

랭크 스플릿을 세분화 한 것에 대해서는 “2025년 뿐 아니라 그 이후까지 바라보며 방법을 논의 중이다. 다음 단계를 논의할 때 한국을 비롯해 타지역의 생생한 피드백을 모두 참고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하기에는 이르지만 조만간 추가로 말씀드리겠다”고 부연했다.

피유 리유는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트롤링(게임을 고의적으로 망치는 행위)’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게임에서 누군가가 트롤링 중이라고 판단되는 특정 행동을 추적하는 기술을 라이엇 내부에서 개발 중이다.

다만 주관성이 개입되는 부분인 만큼 완전히 해결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피유 리유는 “낮은 티어에서는 종종 ‘트롤’과 단순히 미숙한 플레이어를 정확히 구분하기 애매한 상황도 발생한다”며 “높은 티어에서의 관점도 고려해 어떤 행동이 허용되는지, 어떻게 해야 플레이어의 시간이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말 그대로 시간이 돈인 PC방을 즐겨 찾는 한국에서 말이다”라고 밝혔다.

피유 리유는 이용자들의 즐거운 게임 플레이 경험을 위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라이엇게임즈의 성공 요인은 겸손이다. LoL이 잠시 한국 PC방 점유율 1위에서 내려왔을 때 당시 방향은 ‘플레이어 목소리에 집중하는 것’ 하나였다”며 “지금 당장 게임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 플레이어 목소리를 바탕으로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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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폴 벨레자 책임 프로듀서 역시 “플레이어가 게임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에 상응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어가 느끼기에 힘든 부분이 있다면 우리는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대전 검색이 오래 걸려서 게임이 재미가 없다는 의견 등 구체적인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고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어의 목소리에 공감하며, 한국에서 좋은 실적을 내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게임의 장기 지속성을 위한 신규 이용자 유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이용자층의 플레이 경험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유 리유는 “이 게임이 향후 15년에도 성공적이려면 다음 세대와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우선 과제 중 하나”라면서도 “우리의 새로운 시도가 오랜 시간 많은 것을 투자해 숙련도를 쌓아온 플레이어 경험을 해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폴 벨레자는 “다음 세대 플레이어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영역에서 소통해야 한다. 나 자신과 피유 리우님이 게임을 즐기며 자란 방식과, 차세대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다르기 때문”이라며 “과거엔 LoL을 어떻게 이해시킬지 고민했다. 현재는 플레이어와 이들의 다양한 친구들이 게임을 즐기게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피유 리유는 LoL을 향한 한국 플레이어들의 진심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한국을 두 번이나 방문한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한국은 몹시 헌신적인 플레이어로 가득한 곳이다. 누구보다 LoL에 진심인 만큼 라이엇게임즈 역시 같은 마음이길 바라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이들의 헌신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한다. LoL에 보내온 헌신의 가치를 오랜 시간 확실히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 이것이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약속이다. 옳은 선택을 내리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정답을 찾아가는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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