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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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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해킹했나…“헤즈볼라 근처서 떠나라” 직후 1600지점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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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한 레바논 남성이 23일 휴대전화로 헤즈볼라 무기가 있는 지역에서 대피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이 문자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시설 1600여개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기 몇 시간 전에 발송됐다. 베이루트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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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에 최대 규모의 공중 공격을 퍼부었다.

23일 하루 만에 남부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설물 1600개를 타격한 대대적인 공습 전에 이스라엘은 휴대전화, 유선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경고를 보냈다. 이번 공습으로 레바논 당국은 492명이 사망하고, 1645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통신 네트워크를 해킹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모든 경고문은 “헤즈볼라 무기가 있는 건물에 있는 경우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떨어져 있으시오”란 내용으로 똑같았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심지어 라디오 방송으로도 경고문이 전파됐으며, 몇 시간 뒤에 폭격이 시작됐다.

어느 건물에 헤즈볼라 무기가 있는지 알 수 없는 레바논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경고가 심리전으로 사용되는 상황 속에서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헤즈볼라 대원들에게 보급된 무선 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를 폭파해 최소 37명의 사망자를 낳은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모든 통신망을 장악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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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IDF)이 헤즈볼라가 레바논 민간주택의 다락방에 러시아산 순항미사일을 설치했다며 23일 공개한 사진. 이 미사일은 러시아산 ‘DR-3’으로 300㎏의 폭발물을 200㎞까지 이동해 터뜨릴 수 있다. ID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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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 마니에르 종군기자는 알자지라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누가 어디에 살고, 어떤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으며, 누가 집을 자주 방문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통신망 해킹을 2006년 33일간의 ‘7월 전쟁’ 이후 시작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 군인 2명이 헤즈볼라에게 납치되자 벌어진 18년 전의 전쟁으로 레바논에서는 1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스라엘은 165명의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번 공습이 헤즈볼라가 로켓, 드론, 미사일 등을 배치한 주택을 공격한 것이며 사망자 다수가 헤즈볼라 대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에 200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스라엘 북부와 남부 텔아비브 근처의 서안 지구 일부 정착지까지 사이렌이 울렸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가장 대규모로 이뤄진 공습은 전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에 최소 150발의 로켓을 발사한 것에 따른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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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피난을 떠나는 차들로 레바논 남부 시돈의 도로가 꽉 막혀 있다. 시돈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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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F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의 전역을 로켓 발사대 등을 갖춘 테러 기지로 바꾸었다고 비난하며, 한 민간 주택 다락방에 배치된 러시아산 순항 미사일을 공개했다. 또 공습 영상에서 2차 폭발이 일어난 곳을 지적하며, 헤즈볼라 무기가 저장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진행된 지난 11개월 동안 레바논 남부 주민 10만명과 이스라엘 북부 주민 7만명이 살던 곳을 떠나 난민 신세가 됐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번 공습이 북부 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습 목적은 헤즈볼라 고위 간부, 테러리스트, 미사일 저장소를 제거하는 것이다”라며 “누구든 해치려 하면,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군 관계자를 인용해 “공습에 집중하고 있으며 즉각적인 지상 작전 계획은 없다”며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더 많은 공습을 가하는 걸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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