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와 이 씨는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고발인의 검찰 출석 일정이 알려진 2020년 9월 23일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36차례 전화와 문자로 소통했다. 10월 5일부터 20일 사이에도 4차례 더 연락했다. 이 중에는 실제로 통화가 이뤄졌는지 불분명한 경우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 씨는 ‘통화한 당사자는 김 여사 회사의 직원이었기 때문에 김 여사 번호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직원이 회사 대표의 전화로 통화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김 여사의 도이치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 이 씨는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김 여사 계좌 3개가 시세조종에 이용됐다. 수사의 관건은 김 여사가 전주(錢主) 역할을 넘어 주가조작을 알고 도왔는지 여부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두 사람이 집중적으로 연락했다는 점에서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하고 수사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법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씨가 지난해 8월 “내가 VIP에게 얘기할 테니까 (임 전 사단장) 사표 내지 마라(고 했다)”는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불거진 의혹이다. 이 씨는 “VIP는 김 여사를 뜻한 것”이라면서도 허풍이었을 뿐 김 여사의 연락처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2020년에 김 여사와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았다면 연락처도 모른다는 이 씨의 해명이 거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통화 기록만으론 의혹들의 진상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검찰과 공수처가 추가 수사를 통해 두 사람이 언제까지 무슨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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