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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화)

감기일까, 폐렴일까… 차이 정확히 알아야 [기고/김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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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김효중 닥터효내과 원장


최근 일교차가 커지면서 감기,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 환자 수가 늘고 있다.

그런데 기침, 발열, 피로감이 발생했을 때 이를 단순한 감기인지 아니면 폐렴 같은 더 심각한 질환인지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 감기와 폐렴은 모두 호흡기 질환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증상과 원인, 치료 방법은 차이가 크다.

대부분의 감기는 증상이 경미하며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하면 저절로 낫는다. 그런데 일부 감기 증상은 폐렴 증상과 겹친다. 예를 들어 두 질환 모두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증상의 차이도 있다. 예를 들어 고열, 오한, 메스꺼움은 폐렴에서 주로 발생한다.

두 질환을 혼동하지 않고 적절하게 치료하기 위해선 차이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감기의 주된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다. 특히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이 감기를 일으킨다. 감기는 주로 상기도(코와 인후)에서 증상이 생기며 감염의 범위가 제한적이다.

반면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 다양한 병원체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세균성 폐렴은 감기보다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폐 깊은 곳에 있는 폐포에 염증을 일으켜 호흡 기능을 저하시킨다.

또 감기의 증상은 비교적 경미하고 서서히 나타난다. 주요 증상으로는 코막힘, 기침, 목 통증, 발열(보통 37.5도 이하), 가벼운 두통, 몸살 등이 있다. 증상은 대체로 일주일 내 호전된다.

반면 폐렴 증상은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감기보다 심각하고 광범위하다. 38도 이상 고열, 심한 기침, 녹색이나 갈색 가래,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빠른 호흡, 전신 쇠약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폐렴이 진행되면 산소 부족으로 청색증(피부나 입술이 파래짐)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주로 대증 치료인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하면서 필요한 경우 해열제나 진해거담제 등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반면 폐렴은 조기에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게 중요하다. 원인에 따라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 등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항생제는 통상 7∼14일 투여하며 48∼72시간 동안 발열이 없고 임상 증상이 모두 호전된 것을 확인해야 치료가 종료된다. 이 밖에 고열로 탈수가 우려되는 경우 수액 요법을 통해 수분 공급도 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산소 치료를 하거나 입원해야 한다.

감기와 폐렴을 예방하는 방법은 동일하다. 올바른 손씻기를 생활화하고, 기침 예절을 실천하며, 실내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 발열, 기침,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고 호흡기 환자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또 폐렴 예방에는 예방접종도 필요하다. 특히 65세 이상과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에게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권고된다. 독감 예방접종도 폐렴 예방에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감기와 폐렴은 증상이 유사할 수 있지만 질환의 심각성과 치료 방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감기는 비교적 가벼운 질환으로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지만 폐렴은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고열, 심한 기침,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감기가 아닌 폐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즉시 내과 전문의를 찾아 전문적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확한 구별과 신속한 치료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김효중 닥터효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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