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공정보다 10배 많은 원료 생산
꼬시래기 1t으로 330kg 원료 생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민경선 박사팀이 꼬시래기(왼쪽)를 이용해 항공유 원료인 (R)-GVL를 만들어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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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바닷속 바위에서 자라는 해조류인 꼬시래기를 활용해 항공유와 고혈압 치료제의 원료를 만드는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10배 많은 양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민경선 박사팀은 강원대학교 연구진과 협력해 꼬시래기로부터 고부가가치 산업 원료를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민경선 박사는 "바이오매스를 미생물 발효시키는 기존 공정과 달리, 효소 반응만으로도 더 많은 양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며, "꼬시래기 1톤을 기존 공정으로 처리했을 때 약 36kg의 원료를 만들었다면, 이번에 개발된 공정은 최대 330kg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공정은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산업에서 큰 경제적·환경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의 또 다른 특징은 원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여물도 버려지지 않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꼬시래기에서 레불린산을 추출하고 남은 잔여물을 탄화해 하드 카본 소재를 제작, 이를 리튬 이차전지의 음극 소재로 적용해 성능을 검증했다. 이를 통해 자원의 효율적 재활용과 함께, 전지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민경선 박사(왼쪽 네번째)팀이 꼬시래기(왼쪽)를 이용해 만든 항공유 원료 (R)-GVL를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지예 기술원, 이준표 책임 가슐원, 문명훈 박사, 민경선 박사, 박권우 박사.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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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시래기에서 추출된 원료는 바이오항공유의 핵심 재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바이오항공유는 기존 항공유 대비 온실가스를 최대 82%까지 줄일 수 있어, 친환경 항공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항공 분야에서 탄소중립 요구가 강화되는 가운데, 이 기술은 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의 항공산업 규제를 극복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U는 2025년부터 유럽 내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기의 연료 중 최소 2%를 지속가능항공유(SAF)로 대체해야 한다는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에는 70%로 단계적으로 증가할 예정이며, 바이오항공유는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매스를 미생물 발효 없이 효소 반응만으로 원료를 생산하는 이번 기술은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뿐만 아니라 공정 과정의 복잡성을 줄여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연구진은 꼬시래기를 간단한 산처리로 레불린산으로 변환한 후, 개량된 효소를 통해 (R)-감마 발레로락톤((R)-GVL)을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기존 방식과 달리, 이 공정은 미생물 발효 없이 원료를 생산해 경제성과 효율성을 모두 높였다.
(R)-GVL은 바이오항공유 외에도 고혈압 치료제의 중간 물질로도 사용될 수 있다. 특히 (R)-GVL은 고혈압 치료제로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번에 개발된 효소는 99.999% 이상의 정확도로 (R)-GVL만을 선택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의약품 생산 분야에도 큰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민 박사는 "우리나라는 해조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지정학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기술은 해조류로부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한 것뿐만 아니라, 잔여 바이오매스까지 리튬 이온 배터리 전극 소재로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화학 공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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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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