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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여당 대표 대접 맞나”…한동훈에 인사말도 안 시킨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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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혼자서만 이야기”
윤 대통령은 “우리 한 대표가 고기 좋아해 준비”


매경이코노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마친 후 산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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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이 현안 논의조차 없이 빈손으로 끝난 가운데 이날 만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독대는커녕 인사말을 할 발언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간 서먹함만 더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 만찬을 가졌다. 이날 만찬에는 국민의힘 측에서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을 포함한 지도부 14명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등 12명이 자리했다.

만찬에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직전 불거진 독대 불발 논란 등 윤-한 갈등을 의식한 듯 한 대표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참석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식사가 시작된 직후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말했고 만찬 말미에 참석자들에게 커피 등 음료를 권하며 “우리 한 대표는 뭐 드실래요”라고 묻기도 했다. 대통령실도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대표를 고려해 만찬주 대신 오미자차를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작 한 대표는 이날 만찬에서 인사말조차 하지 못하는 등 유의미한 발언을 한마디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와 함께 만찬에 참석했던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보통 그런 자리면 당대표·원내대표가 인사 말씀을 한다”면서 “그럴 때 민심도 전달하거나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하실 수 있었을 텐데 어제는 그런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다.

만찬에서 의료 공백이나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사안 등 현안에 관한 논의 없이 윤 대통령 홀로 대부분의 발언을 했다는 게 참석자들 전언이다. 또 다른 만찬 참석자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도 25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한 대표는 아예 말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의료 공백의 ‘의’자도 안 나오고 밥만 먹었다. 국민들로부터 욕 안 먹으면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빈손 만찬에 한 대표는 앞서 불발된 대통령과의 독대를 재차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만찬 직후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조만간 대통령과 독대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독대 요청이 보도된 것을 두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미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터라 재요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한 대표도 25일 기자들과 만나 ‘어제 독대 요청 이후 응답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조금 기다려보시죠”라고 답했다. 다만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서도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해법을 찾으려는 생각은 아마 저랑 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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