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중국 충칭우편통신대 졸업식.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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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둔화 속 청년 실업률이 치솟자 일부 대학에서는 대학생보다 대학원생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들이 취업을 미루고 대학원을 진학해 벌어진 현상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중국 관영 매체 펑파이를 인용해 간쑤성 란저우대의 올해 대학원생 수가 대학생 수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또 저장성 저장기술대에 올해 입학한 대학원생은 5382명으로 이는 대학생 수보다 40명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추세는 이미 유명 대학들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베이징 칭화대는 앞선 학년도 신입 대학생이 3760명이었지만 석·박사 과정 학생 수는 1만2069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상하이 푸단대는 대학생 수가 1만5000명, 대학원생 수는 약 3만7000명이라고 했다.
대학원생 수가 대학생 수를 추월한 건 얼어붙은 취업시장 탓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 20일 발표한 8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8.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국 당국이 청년 실업률 통계 방식을 바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존 최고 기록은 지난 7월 17.1%였다. 당일 함께 발표된 25∼29세 실업률도 지난달(6.5%)보다 높은 6.9%를 기록했다.
앞서 중국은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6월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해버렸다. 이후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한 새로운 청년 실업률을 같은해 12월에 발표하기 시작했으나 14∼15% 전후의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1200만명에 달하는 신규 대졸자가 배출돼 가뜩이나 위축된 취업시장 경쟁이 더 심해졌다.
광둥성 선전의 고등교육 컨설턴트 레이모 씨는 VOA에 "중국 경제 둔화 속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는 대졸자는 즉시 실업자가 되는 추세가 나타난다"며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이 일자리를 찾는 데 진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회피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석·박사 학생이 늘어난 배경을 두고 상하이의 박사과정 학생 쩡모씨는 코로나19 기간 대학을 다닌 많은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면접과 같이 취업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기술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VOA 전했다.
대만 펑지아대 린찬후이 부교수는 VOA에 기술 혁신이나 과학 연구 분야에서는 학사 학위만으로는 부족해 그 이상의 학위가 여전히 필요하다면서도 그 외 중국에 너무 많은 석·박사가 나올 경우 고급 일자리 경쟁률만 치열해져 점점 더 많은 석·박사가 방황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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