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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우리말 바루기] ‘전기세’와 ‘수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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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더위에 에어컨을 끌 수 없는 여름을 보내고, 전기 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한탄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전기세 폭탄에 가정 경제가 휘청인다” “식구마다 아침저녁으로 목욕하니 수도세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등과 같은 이야기를 주위 사람들과 주고받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전기 요금을 이야기할 때 이처럼 ‘전기세’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전기세’는 바르지 못한 표현으로, ‘전기료’라고 해야 바르다. 이는 ‘세금’과 ‘요금’을 정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데서 온 잘못이라 할 수 있다.

세금과 요금은 ‘강제성의 유무’로 구분할 수 있다. 세금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강제로 거둬들이는 돈이다. 재산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요금은 물건이나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돈으로, 어떤 것을 사용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지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전화 요금, 지하철 요금 등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기는 내가 필요한 만큼 쓰고, 쓴 만큼만 값을 치르면 된다. 다시 말해 강제로 내는 돈이 아닌, 개인의 선택에 의해 사용한 만큼 내는 돈이므로 ‘전기세’가 아닌 ‘전기료’라고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

수돗물을 사용한 데 대한 요금도 ‘수도세’라고 쓰는 이가 많지만, 마찬가지로 ‘수도료’라고 해야 바르다.

‘전기료’와 ‘수도료’가 바른 표현이지만, 국립국어원에서는 ‘전기세’와 ‘수도세’도 ‘이 요금을 세금처럼 여겨 이르는 말’이라고 하여 이를 사전에 표제어로 올려놓았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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