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둘로 쪼개진 지상군방산전시회···‘신생’ ‘KADEX’ 1400여개 vs ‘원조’ DX코리아 200여개 부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군 당국, 뒤늦게 중재···갈등 봉합 ‘실패’

신생 KADEX, 방산 대기업들 모두 참여

DX KOREA 해외 VIP 방문 규모도 적어

서울경제


올해부터 지상무기 방위산업 전시회가 둘로 쪼개져 열린다.

민간 전시업체인 디펜스엑스포(IDK)가 주도하는 국내 유일의 지상군방산전시회 원조 격인 ‘DX KOREA 2024’가 예년처럼 오는 25∼2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뒤이어 육군 예비역 단체인 육군협회 주최하는 신생 전시회 ‘KADEX 2024’는 내달 2∼6일 계룡대 활주로에서 개최된다.

DX KOREA는 2012년부터 격년제로 육군협회와 디펜스엑스포가 공동으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두 조직 간 회계 문제와 수익 분배 문제로 분열이 생기면서 결국 올해부터 각각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방산업계는 DX KOREA가 다섯 차례 개최하는 동안 적자를 기록하다가 2022년부터 흑자로 돌아서면서 수익 분배를 두고 양측의 갈등이 심화돼 결국 지상군방산전시회가 둘로 쪼개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끝내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육군협회는 디펜스엑스포가 전시회 비용을 과다계상해 회계 처리에 투명성이 부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디펜스엑스포는 육군협회가 자사를 몰아내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고 반발하며 갈등을 벌였다. 이 문제는 결국 소송으로 번졌고 양측의 갈등은 화해 불가능한 수준으로 깊어졌다.

소송의 쟁점은 DX KOREA 명칭이다. 디펜스엑스포가 2021년에 상표권을 등록해둔 상태다. 이에 반발해 육군협회는 공동 소유인 명칭을 무단으로 등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디펜스엑스는 DX KOERA 명칭을, 육군협회는 새로운 명칭인 KADEX를 사용한다. 전시장 대여 문제도 논란이 됐지만 기존 전시회가 우선이라는 킨텍스 내부 규정에 따라 디펜스엑스포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고, 육군협회는 대전 각 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활주로에서 전시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측의 갈등이 심해지는 과정에서 군 당국이 군 출신이 주도하는 육군협회 측을 지원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 당국은 KADEX에게 후원 명칭 사용을 먼저 승인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육군본부의 후원 승인을 신생 격인 KADEX가 먼저 얻어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디펜스엑스포는 편파적 지원이라고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고, 군 당국은 뒤늦게 통합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중재했지만 양측의 갈등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논란만 더 커졌다.

결국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국방부에 후원 명칭 사용 승인을 요청했음에도 회신이 없다는 디펜스엑스포의 고충 민원에 대해 국방부가 DX KOREA에 후원하라고 지난 7월에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그제서야 국방부는 DX KOREA 후원도 승인했다. 이어 방사청과 육군본부도 후원 결정에 동참했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으로 방산 업체들은 일주일 간격의 두 전시회를 준비하게 되면서 부스 참가비 등 부담이 증가하게 됐다. 특히 9∼10월에는 해외 방산 전시회도 많이 열릴 예정이라 국내 전시회가 쪼개져 진행되면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군 당국의 어설픈 결정으로 지상무기 전시회가 둘로 나뉘는 것은 K-방산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군 당국이 미리 중재해 통합 전시회가 열리도록 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서울경제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둘로 쪼개진 지상분방산전시회는 일단 신생 KADEX가 기선을 제압한 분위기다. 육군협회가 주최하고 메쎄이상이 주관해 다음달 2일 충남 계룡대에서 개최하는 ‘KADEX 2024’ 가 역대 지상군 방산전시회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로 열린다.

당장 지난 2022년 전시회에 참여했던 K-방산의 주역들은 거의 모두 KADEX 2024에 참여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참여 업체를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을 비롯해 현대로템 등 현대자동차그룹, LIG넥스원, 풍산,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 대기업들은 모두 참여해 1400여 개 부스가 설치된다.

반면 DX KOREA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전시회 부스 배치도에 따르면 참가기업은 78개사 170여 개 부스에 불과하다. 이외 협회와 학회 등 초청 부스로 추정되는 부스가 10개사 38개 부스가 더 있다. 회의실과 개막식장을 제외한 순수 전시부스는 200여 개 부스로 참가기업 부스 규모만 보면 KADEX의 약 15%에 불과한 수준이다.

사실상 대형 방산업체는 대체는 육군협회 주관 KADEX에 참가하고, DX KOREA에는 주로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모양새다. 일부 업체만 두 전시회에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DEX, 30개국 해외VIP 역대 ‘최대’
행사 규모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KADEX 2024는 ‘한-아세안 육군참모총장회의’ ‘한-아세안 군수포럼’ 등 글로벌 국제회의에 버금가는 컨퍼런스를 포함해 29개 섹션의 컨퍼런스가 열린다. 또 방산전시회의 주요 바이어인 육군본부와 군수사령부 교육사령부 등이 주관하는 컨퍼런스가 예정돼 현역과 방산기업간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장이 열릴 예정이다.

반면에 DX KOREA는 드론혁신협회 등 4개 기관 주최, 4개 섹션에서 컨퍼런스가 열린다. 참가기업 혁신발표도 5개 기업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세미나 규모면에서 KADEX가 DX KOREA에 대비 10배 넘는 수준이다.

해외 VIP 방문단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나타났다. KADEX는 국방부장관 초청 VIP가 5개국, 방사청장 초청VIP가 11개국, 육군참모총장 초청VIP가 18개국, KAIF(한아세안군수포럼) 초청 16개국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반해 DX KOREA 전시회에는 미국과 베트남 등 해외 15개국 28개 사가 참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