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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인터뷰] 장동건 “‘보통의 가족’ 내 개인사로 피해 안 갔으면...모든 게 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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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호평 감동...최근작 혹평 뿐, 호평 갈증 컸다”
“비겁하지만 현실적인 캐릭터...도전 뿌듯, 대리만족도”
“‘내 자식이라면’ 연기 내내 가슴 찢어지는 줄”
“고소영 공백기? 남편이자 동료로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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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이 ‘보통의 가족’으로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제공|하이비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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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 만큼 ‘보통의 가족’에 대한 기대가 커요. 영혼을 갈아 넣었는데...다행히 반응이 좋아 설레고요. 혹시라도 저의 개인사가 작품에 나쁜 영향을 끼칠까봐 조심스럽습니다.”

배우 장동건(52)이 ‘창궐’(2018) 이후 무려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를 통해서다.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영화 개봉을 앞둔 장동건을 만났다. 그는 “오랜만에 하게 된 영화인데 공개 후 호평이 많아 정말 다행이다. 떨리고 걱정도 많았는데, 시작할 때 기분 좋은 확신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것 같아 감사하고 안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토론토 영화제에서 먼저 좋은 평을 얻었는데 당시 ‘한국에서만 공감 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최근 작품들이 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서 그런지 호평에 대한 갈증이 크기도 했고요. 해외 반응을 보면서 한국 관객분들이라면 훨씬 더 깊이 이해해주실 것 같단 믿음이 생겼고, 지금은 살짝 기대하고 있는 중이에요. 하하”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가 2009년 내놓은 소설 ‘더 디너(The Dinner)’가 원작이다.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형 ‘재완’(설경구 분)과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의사 동생 ‘재규’(장동건 분).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로 자녀 교육, 시부모의 간병까지 모든 것을 해내는 재규의 아내 ‘연경’(김희애 분)과 재완의 두번째 부인 ‘지수’(수현 분).

서로 다른 신념을 추구하지만 평범한 가족이었던 네 사람은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극심하게 갈등하게 된다. 신념을 지킬 것인가. 본능을 따를 것인가. 그날 이후, 인생의 모든 기준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가운데 지수만이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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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장동건 스틸. 사진I(주)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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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작품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블랙 코미디 요소가 곁들어져 있어 좋았다. 변화의 진폭이 크고 지금까지 해온 캐릭터와는 다른 입체적인 ‘재규’라 더 욕심이 났다. 약간의 비겁함을 가지고 혼란을 겪으며 변화하는 여러가지 모습을 표현해야 했는데 그 상황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고,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어쩌면 상상에 기대어 만들어내는 인물이었다면 이번엔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라 좋았다. 어려웠지만 배운 점도 많고, 새로웠다”며 “후련한 마음도 있었다. 어쩌면 캐릭터의 지질한 모습을 표현하면서 대리 만족도 느꼈던 것 같다. 체면 등 여러 이유로 차마 그럴 수 없는데 해버리니까 괴로우면서도 (캐릭터) 본성대로 해보는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우리 영화에 출연한 분들이 모두 아이가 있는 부모이기도 하잖아요. 워낙 중요한 게 식사 장면들이었는데 당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공통적으로 부모 입장에선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고통스럽고 괴롭다는 거였어요. 내 자식이 살인자라니...상상조차 힘든 걸 계속 연기했으니까요. 연기하는 내내 다들 그렇지 않았을까요?”

더불어 “어릴 땐 아무래도 멋진 역할에 눈이 가고 허세도 있었던 것 같고(웃음) 그런 작품들이 유독 많았던 시절이었다. 큰 사랑을 받으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증은 항상 있었던 것 같다. 훨씬 다양해진 콘텐츠가 쏟아지는 요즘 나 또한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고 재차 만족감을 보였다.

“실제로 간섭 잘 안 하는 아빠...권위없는 딸바보”
“고소영, 역할 잘 어울린다고...논의 많이 하며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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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장동건. 사진I(주)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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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극 중 “그저 정정당당하게 살길 바란다”는 교육관을 지녔지만 가장 극심한 혼란을 겪으며 예상치 못한 (이기적인, 왜곡된 부성의) 민낯을 드러내는 재규로 분했다.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고 명예와 관련된 일에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일과 인성도 완벽한 그. 사람을 살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며 그와 관련된 굳은 가치관을 지녔지만 모든 것은 무너진다.

장동건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 중에 하나가 ‘나라면 어떘을까?’ 하면서 연기한 점”이라며 “이번 같은 경우는 실제 아이가 있으니까 너무 구체적인 상상을 하게 되고, 너무 하기 싫은 상상을 했다. 그게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어쩌면 부모가 자식에 대해 할 수 있는 과한 상상, 나쁜 상상을 현실화 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아이들을 너무 악마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뉴스를 보면 또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나. 여러 혼란과 고민 속에서 이 작품을 현실적으로 읽었고 해석했다. 정말 고민이 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출연을 결정하는데는 아내인 배우 고소영의 응원도 한 몫했다. 장동건은 “이 작품을 제안 받고 아내와 함께 대본을 읽고 리메이크 작품도 함께 봤다. 관련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재규’ 역할에 잘 어울린다고, 잘 할 것 같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아내의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남편이자 동료로서 아쉽다.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생각이 더 많아지고,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늘 큰 힘이 돼주고 있다”고도 했다.

“부모로서의 나, 그 이상의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더라. 개인적으론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편인데...(웃음) 특히 딸에겐 권위를 잃은 것 같아요. 너무 예뻐요. (웃음) 아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은 안 하는 편이에요. 돌이켜보면 타고난 성향, 친구 등 주변 환경이 더 중요하지 부모의 직접적인 말이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말을 하진 않는 편이에요. 정말 어긋난다고 생각될 때만 제재를 가하는 편이에요.”

“과거 ‘사생활 논란’으로 작품 피해가는 일 없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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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배우 주진모로부터 파생된 ‘사생활 논란’에 발언하는 장동건. 사진I(주)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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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앞서 자신을 둘러싼 ‘사생활 논란’에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20년 평소 절친으로 알려진 일명 ‘주진모 게이트’에 휘말리며 이미지에 직격타를 입었다. 당시 휴대폰 해킹 피해 사실을 알렸던 주진모의 사적인 대화 일부가 유출되면서 장동건과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 내용이 퍼지며 논란이 됐다.

장동건은 침묵을 지키며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가 TV조선 다큐멘터리 ‘장동건의 백투더북스’ 시즌2를 통해 3년 만에 방송에 출연, 2023년 tvN 주말극 ‘아라문의 검’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공식석상에 서는 건 최소화한 채 개인 인터뷰도 일절 진행하지 않았다. ‘창궐’ 이후 6년 만에 ‘보통의 가족’으로 스크린에 복귀하며 용기내 취재진과 만났다.

장동건은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사에 대해 무슨 말씀을 드려야할지 조심스럽다”면서 “다만 간절한 바람은 우리 작품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작품이 평가 받고, 좋은 기운을 이어가는데 나의 개인적인 사생활이 걸림돌이 되거나 과도하게 주목될까 염려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부디 작품은 작품으로만 봐주셨으면 좋겠고, 현재 좋은 흐름이 관객들에게도 닿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일이 있은 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환경이 바뀌면서 모든 게 소중해졌다. 당연한 건 없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며 “앞으론 다양한 작품을 통해 계속 도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통의 가족’은 당초 10월 9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16일로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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