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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트럼프 "젤렌스키, 600억 달러 챙긴 장사꾼…영토 조금 포기가 전쟁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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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것과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선 최대 경합주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에 민주당 인사들과 포탄 생산 시설을 방문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25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민트힐에서 가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도시들은 사라졌고 우리는 협상을 거부한 젤렌스키에게 수십억 달러를 계속 주고 있다"며 "지금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은 가운데 그가 만들 수 있던 협상은 없었다. 재건할 수 없는 나라가 아니라 파괴된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우리나라에 올 때마다 600억 달러를 가지고 떠났다. 그는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일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약 56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했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기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일부 영토를 양도하는 거래를 했다면 더 많은 재앙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혈 사태를 피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을 조율할 수 있었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영토 등을 "약간 포기"하는 "나쁜 거래"라도 전쟁보다 더 좋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능한 대통령이 있었다면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하며 "그들이 한 어리석은 말과 행동으로 인해 이 상황이 발생했고 현재도 여기에 갇혀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며 "(우크라이나의) 도시와 마을은 대체될 수 없고 죽은 사람들이 돌아올 수도 없다. 죽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미 파괴된 상태라면서 "어떤 거래를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죽었고 나라는 폐허가 되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한 사람들은 누구인가"라며 바이든 정부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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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각)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 민트힐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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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방송 CNN은 "젤렌스키가 펜실베이니아로 가는 동안 하원에서는 납세자들의 세금이 젤렌스키의 안보를 지원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조사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인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비롯해 민주당 정치인들과 155mm 포탄을 생산 중인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방문했다. 공화당 측은 이를 두고 해외 인사가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경합주다. 선거를 40여 일 앞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민주당 인사들과 포탄 생산 시설을 방문한 것은 바이든 정부가 소위 '자유 세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이벤트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 지역에 매우 신경쓰고 있다. 24일 조지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그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일으키기 위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이곳 조지아로 제조업이 대규모 이탈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생산 시설을 유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펜실베이니아주를 잡기 위한 양당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 행에 대해 불만이 높아지는 공화당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을 거부하며 지원 예산까지 거론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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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 있는 탄약 공장에 방문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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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공화당은 젤렌스키가 대선의 핵심 격전지이자 우크라이나 혈통의 인구가 다수 거주하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 것이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지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공화당의 의회 인사들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옥사나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를 해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방문은 민주당을 돕기 위해 고안된 당파적인 이벤트였으며 분명한 선거 방해"라고 말했다.

제임스 코머 하원 정부감독위원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항공기를 이용해 펜실베이니아로 비행한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법무부, 국방부에 보낸 서한에서 "위원회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 도움을 주기 위해 외국 지도자를 이용하려 했는지, 만약 그렇다면 권력 남용을 저질렀는지 여부를 판단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JD 밴스 상원의원에 대해 평가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은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이 "(젤렌스키는) 미국 정치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계산 착오라고 생각한다. 그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원한다면 그는 미국 정치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혀 우크라이나 지원과 연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CNN과 여론조사 기관 SSR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22일 등록유권자 20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오차범위 ±3%) 적극 투표층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8%,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 지지를 받아 1% 포인트 차이로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하게 앞섰다.

등록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두 후보 지지율이 47%로 동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7월 22~23일 해리스 부통령 46%, 트럼프 전 대통령 49%의 지지를 얻은 것과 비교해볼 때 다소 변화가 있는 대목이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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