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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국산 우유 자급률 확보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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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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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재료 원산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음식점에서 조리해 판매하는 농수축산물 24종에 대해 일정 기준에 따라 원산지를 표기하는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공정한 거래를 유도하여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원산지 표기법은 소비자 역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유독 우유와 같은 유제품의 원산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유를 선택할 때 가격이나 유통기한만 살펴보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한 우유 제품은 원산지 표시에 외국산(홈페이지 표기)이라고만 적혀 있어, 국산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법에 따르면,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제품의 수입국이 달라질 수 있어 원료 원산지가 자주 변경될 경우 3개국 이상을 함께 표기하거나 홈페이지 등에 별도로 표시할 수 있게 되어 있긴 하지만 소비자는 정확한 원산지 정보가 없으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또한 우유의 원산지는 다른 식품의 원산지 만큼이나 중요하게 체크해야할 부분이다.

국산 원유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인증 체계를 가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최고 품질 등급은 1A로, 원유 1㎖당 체세포 수가 20만 개 미만, 세균 수가 3만 개 미만일 때 이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덴마크와 같은 세계적인 낙농 선진국의 수준이다. 또한 이는 또 다른 낙농 선진국으로 꼽히는 독일(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과 네덜란드(1㎖당 체세포 수 40만 개 이하, 세균 수 10만 개 이하)보다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낙농가는 원유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소의 사육환경, 영양 관리, 건강 상태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며 개체별 사양관리에 힘쓰고 있다. 특히 축사 청소와 같은 청결 유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좋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이같은 관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의 ‘2023 낙농경영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장 경영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부채 문제(45.6%), 환경 문제(23.1%), 건강 문제(16.8%) 등이 지적되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량 대비 국내 생산량 비중을 의미하는 국산 우유의 자급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우유와 유제품 소비량은 육류와 쌀 소비량에 비해 높고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원유 자급률은 감소하고 있다. 2001년 77.3%였던 자급률이 2023년에는 45.8%로 줄어들었다.

또한, 주요 유제품 수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인 FTA에 따라 2026년부터는 무관세 수입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현재 40% 수준인 자급률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 우유는 식품의 가치를 넘어 농업과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유 자급률이 낮아지면 외국산 우유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수입 가격 변동에 민감해져 국내 식품 가격의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필수 식품인 우유를 안전하고 신선하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국산 우유와 우유 원산지에 대한 소비자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수적이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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