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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채 상병 재판’ 증인 불출석 임기훈, 사유로 든 출장은 ‘문화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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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왼쪽)과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오른쪽)이 지난 6월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연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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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사건 재판 증인신문에 불출석한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현재 국방대학교 총장)의 출장 일정이 주로 문화탐방으로 채워진 사실이 드러났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의 핵심인물이 재판에 불출석하고 부적절한 외유성 출장을 떠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6일 국방대학교로부터 받은 ‘안보과정 국외현장학습 추진계획'을 보면, 임 전 비서관은 교직원, 공무원 등 25명과 함께 폴란드와 헝가리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22일 출국했다. 오는 29일 돌아오는 1주일 일정을 보면, 23일 오후에는 바르샤바 문화 탐방 일정으로 빌라노프 궁전, 성십자가 교회, 민중 봉기 박물관을 방문했다. 24일 오후에도 바르샤바 문화 탐방 일정으로 와지엔키 공원을 방문했다. 대체로 현지 유명 관광지들이다. 25∼26일은 폴란드의 한 도시인 크라쿠프의 중앙시장과 교회, 소금광산, 시계탑 등 관광 일정으로 채웠다.



임 전 비서관은 지난 3일 박 대령 재판에선 대통령실 참모 중 첫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곧바로 국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채 상병 사건 기록이 경찰에 이첩됐다 국방부로 회수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고, 당시 군 관계자들과도 여러 차례 통화하는 등 대통령실과 군을 잇는 역할을 한 핵심인물로 꼽힌다. 외유성이 짙은 출장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한 임 전 비서관에 대해서 외압 의혹의 실체를 가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추 의원은 “관광 목적이 강한 해외출장을 핑계로 재판에 불출석한 것은 고위공직자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수사외압의 진실 규명을 방해하는 또 하나의 사법방해”라고 말했다.



수사외압 의혹이 박 대령의 항명 사건에서도 주요 쟁점인 만큼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임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다시 부를 예정이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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