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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포스트 기시다’ 3파전, 결국 파벌이 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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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40대 젊음’ 고이즈미, ‘베테랑’ 이시바, ‘여자 아베’ 다카이치(왼쪽부터 순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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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후임을 선출하는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안갯속 ‘삼파전’ 양상이다. 40대 최연소 총리를 꿈꾸는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 십수 년간 여론조사마다 차기 총리감 선두권에 올랐던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 ‘여자 아베’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이 막판 접전을 벌이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368표)과 약 105만 명에 달하는 당원·당우의 표를 비례환산(368표)해 집계한다. 1차 투표(총 736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만을 추려 2차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국회의원 표 368표 중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가져갈 것으로 추산되는 표는 약 50표이고, 이시바 전 간사장과 다카이치경제안보담당상은 각각 30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NHK는 “(한표 행사를) 결정하지 않은 의원 수가 약 70명에 달한다”며 “결선 투표에 들어갈 것이 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럴 경우 유력 후보 3인 가운데 누가 결선 투표에 오를지는 예측 불가다. 일각에선 1차 투표에서 140표 안팎을 가져갈 경우 결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정도의 분석만 나온 상태다. 우선 자민당 내 ‘킹메이커’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변수로 꼽힌다. 유력 후보 셋 모두 소속 파벌이 없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지지한다. 이 때문에 자민당에서 유일하게 파벌(54명)을 유지하고 있고, 스가와 라이벌 관계인 아소 전 총리가 결선에서 누구를 밀지에 따라 판세가 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지난 24일 아소를 전격 방문해 “힘을 빌려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의 움직임도 주목 요인이다. 최근 방미 중 자신의 정책을 계승할 후보자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던 기시다 총리는 최근 자신의 옛 파벌 의원들과 면담에 나섰다. 최측근인 기하라 세이지 의원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 지원에 나섰다. 옛 아베파 의원들도 회동에 나서는 등 결선투표를 위해 연계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선거 직전 후보 진영 간 결선 투표를 염두에 둔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2021년 총재 선거에서 비주류이던 이시바와 고노, 스가 당시 총리와 가까운 고이즈미가 손잡고 ‘고이시카와(小石河)’ 연합을 맺은 바 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9선) 전 총리가 지난 23일 당 대표로 선출된 것도 변수다. 총재 선거 후 연내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총선거에서의 ‘생존’이 중요한 중의원들에겐 누가 노다 전 총리에 맞서는 ‘선거의 얼굴’로 유리할지도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사상 최연소 총리’라는 신선함을 내세우곤 있지만, 경험 부족이나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이 걸림돌로 꼽힌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노다 전 총리와 동갑인 데다 둘 다 미·일 동맹을 중시하고 있어 차별화가 어려울 수 있다. 다카이치경제안보상은 우익적 성향이 강해, 총선거에서 노다 전 총리와 맞붙게 되면 중도표가 입헌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다카이치를 지지하는 의원 중 이번 정치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이 많은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도쿄=오누키 도모코·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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