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가격 66만원→'75만원' 상향
고려아연 "기간산업 흔드는 빚투" 비난
최윤범·장형진·김병주, 국감 증인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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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이 공개매수가격을 올리며 '쩐의 전쟁' 시동을 걸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이 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 상향을 '묻지마 빚투'로 규정했다. 최 회장측은 일단 '명분'으로 맞서며 시장과 여론 반응을 살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 달 4일까지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여지를 열어두고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본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은 26일 '공개매수가 75만원 인상은 건실한 고려아연을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묻지마 빚투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뺏겠다는 투기자본 MBK와 실패한 경영인 장형진 영풍 고문의 야욕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MBK·영풍측을 공격했다. 이어 "MBK·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진행하면서 8개월짜리 빚인 단기차입금 1조 4905억 원을 조달하더니 다시 3000억 원의 빚을 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빚만 무려 1조 8000억 원이며 펀드자금은 몇 1000억 원 수준에 불과한 '빚투 펀드'"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빚투'로 국가기간산업이 흔들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의 반대가 이어지며 울산시장을 비롯, 시의회와 각 시민사회단체 등 지역의 반발이 거센 데다, 소액주주들과 협력사까지 나섰다"며 "국가기간산업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고 밝혔다.
MBK·영풍이 이날 공개매수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했지만, 즉각 대항 공개매수라는 강공 카드를 꺼내진 않은 셈이다. 최 회장측은 MBK·영풍측의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달 4일 까진 상황을 살펴볼 공산이 크다는 게 재계와 시장의 중론이다. 최 회장측이 대항 공개매수 결단을 내리면 공개매수 종료일은 추가로 연장된다. 일각에선 다음달 4일까지 기다렸다가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건은 다음 달 4일까지의 주가 추이다. 주가가 MBK·영풍측의 공개매수가 75만원 밑으로 형성되면 최 회장측은 대항 공개매수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 그 반대면 대항 공개매수가 없더라도 MBK·영풍측이 불리해진다.
양측은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와 관련, 김병주 MBK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최 회장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도 주목된다. 이들의 출석일은 다음 달 7일로 현 시점의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 달 4일 이후다. 하지만, 그 전에 공개매수 가격이 다시 조정되면 종료일이 연장돼 공개매수 진행 중 3명이 여론의 도마 위에 선다.
영풍은 일단 오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명분을 강조하며 여론을 살핀다. 기자간담회엔 강성두 영풍 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영풍측은 "영풍이 MBK와 손을 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에 대해 좀 더 소상하고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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