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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사패 남녀의 라라랜드, ‘조커: 폴리 아 되’[한현정의 직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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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건 오직 사랑...예상치못한 뮤지컬 다크 로맨스


스타투데이

사진 I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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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야말로 ‘블랙 핑크’다. 극명한 호불호가 예상된다.

한없이 어둡고 암울했던 전작에 비해 (여전히 슬프지만) 희망찬 에너지가 묘하게 어우러진다. 사랑에 빠진 ‘조커’와 ‘할리 퀸’ 때문이다. 사실상 서사는 뿌리만 있을 뿐, 쉴 새 없이 펼쳐지는 뮤지컬 넘버가 그 빈공간을 채운다. 호아킨 피닉스의 美친 열연은 여전하고, 그 위로 예상과는 달랐던 레이디 가가의 색다른 아우라가 포개진다. 누군가에겐 괴작, 다른 누군가에겐 수작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론 그저 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조커 : 폴리 아 되’다.

세상을 뒤흔들며 고담시의 아이콘이 된 아서 플랙, 아니 ‘조커’(호아킨 피닉스). 5명의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뒤 수용소에 갇힌 그는 최종 재판만을 앞두고 있다. 최소한 수십년의 복역 혹은 사형을 받을 게 뻔하다.

아서는 그저 무기력하다. ‘조커’의 잔혹함이 사라진 그에겐 이곳에서도 조롱과 폭력 뿐이다. 하지만 세상 밖에선 여전히 ‘조커’에 열광한다. 모든 것이 무의미한 아서 앞에 ‘리’(레이디 가가)가 나타난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닌, 사랑에 빠진 아서는 다시 숨쉬기 시작한다. ‘리’는 다시 아서에게서 ‘조커’를 깨우려 하고 자신 또한 각성하며 스스로 ‘할리 퀸’이라 칭한다. 둘은 깊이 빠져든다.

하지만 아서의 변호인 ‘매리언 스튜어트’(캐서린 키너)는 ‘리’를 경계한다. 아서가 어린 시절 학대의 트라우마 ‘조커’라는 인격을 만들어냈고, 그의 망상 속 ‘조커’가 살인을 저지른 것이란 논리로 그를 구하기 위해서다. 결국 ‘리’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아서는 ‘조커’가 돼야하고, 살기 위해선 자신과 ‘조커’를 분리해야하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마침내 재판에 오른 아서는 최후의 심판대에서 ‘할리 퀸’과 자신, ‘조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고백한다.

스타투데이

사진 I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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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조커’의 상징성을 이어가지만 사실상 ‘아서’에 대한 이야기다. ‘빌런의 슬픈 탄생’이 아닌 누구에게도 진정한 사랑을 받은 적 없는 ‘아서의 슬픈 사랑’을 다룬다. ‘조커’의 탄생에 많은 사회적 메시지를 함축해 넣은 것처럼, 아서의 결말을 통해 ‘세상에도 결국 필요한 건 사랑’이라고 말한다. 광대도 조커도 아닌 인간 아서를 진정으로 사랑한 이가 있었다면, 그는 ‘조커’라는 그림자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야기의 전개보단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이들의 노래에, 가사에, 슬픔과 기쁨의 감정을 따라간다면 충분히 이 아름다운 비극을 즐길 수 있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먹먹해지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를, 불친절한 직관미로 ‘할리 퀸’의 새로운 해석을 더한 레이디 가가의 깊이감을, 이들의 앙상블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미덕은 충분하다. 애초에 ‘뮤지컬 로맨스 영화’로 인식하고 관람한다면 훨씬 포용 범위가 넓어질 것 같다. 머리보단 가슴으로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앞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런던 등에서도 프리미어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로튼토마토에선 한때 토마토지수가 60점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63점으로 회복했다. 메타크리틱에선 54점의 메타스코어를 기록 중이다. 메타크리틱 기준 총 23명의 평론가 중 10명이 긍정적, 11명이 복합적, 2명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개인적으론) 뻔하지 않은 과감한 도전에 박수를, 전작과는 전혀 다른 결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당혹감과 난해함을 오가다 결국엔 빠져들고 만다. 여운도 상당하다. 대체불가 배우와 비교불가 장르의 만남이다. 추신, 당신이 웃을 때 난 너무 슬퍼요.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포에버!

10월 1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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